코로나19와 공공시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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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작가

지난 19일 경로당이 문을 열어 간식을 제공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하여 여름이 다 갔고, 열흘씩, 보름씩 연기되다가 마침내 개방되었다. 체육장, 공연장 도서관, 박물관 등 공공시설이 모두 문을 닫았었다. 학교까지 문을 닫아 교육가족이 곤욕을 치룬 때도 있었고 학원 또한 어려움이 컸다. 코로나의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적으로 방어막을 친 결과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사망자도 적고, 최근에는 환자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으니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각종 문화공연, 예술 공연, 강연, 체육경기 등이 비대면, 방송으로 공연되고, 학생 수가 많은 학교들은 주 1회나 3분의 1 또는 3분의 2만 등교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고, 일거리를 빼앗긴 비정규직들이 망연자실하고 있으면서도 정부나 지방정부의 방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자유와 직업을 억압당해도 지시에 따르고 있는 것은 코로나의 피해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연휴가 되면 제주도는 여행객으로 넘쳐난다.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들 수가 작지 않다. 외국여행의 문이 잠겨있으니 관광지마다 관광객들로 가득차고, 골프장 또한 만원이다. 적자에 시달리던 자영업자들이 폐업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맛집 식당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에 제주도의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지 않아 마스크 쓰기의 불편함 쯤은 참을 만 하다.

그런데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면서 정작 도민들의 생활은 자유롭지 못하다. 도내 공공시설이 장기간에 걸쳐 문을 걸어 잠가 답답하다. 거리두기가 가능한 공간까지 모두 출입을 금하고 있다. 사설 체육시설 등은 문을 열고, 공공시설은 문을 닫으니 코로나19는 공공시설에서만 확산되고, 개인 시설이나 사업장에서는 맥을 못 추는가? 경로당 또한 다르지 않다. 노인들이라 전염병에 취약한 것은 알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이 유일하게 찾을 수 있는 경로당까지 문을 걸어 잠가 집콕하게 만들었다. 도서관 역시 그렇다. 실내 시설이긴 하지만 거리두기와 위생 점검이 가능한데도 도서관이 필요한 사람들은 불편하고, 젊은이들은 책을 들고 커피숍으로 몰려간다. 그나마 대출이 활성화되어 숨통을 튼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속담처럼 코로나에 경색되어 너무 오랫동안 제주도민의 발을 묶어 놓고 있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되풀이 되는 공공시설 폐쇄는 도민을 숨 막히게 한다. 누구도 코로나19의 전파자가 되고 싶지 않으며, 감염되었다가 나아도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경험자의 말에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지만 거리두기와 열 체크 등의 안전점검을 병행하여 공공시설의 문을 개방했으면 좋겠다.

언제면 백신이 나와 자유로운 생활, 여행 등을 할 수 있는 날이 올지 감감하다. 여행객 증가에도 제주도의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미미한 것은 관계자들과 의료계 종사자들의 노고 덕택이며, 코로나 방역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공공시설의 일방적인 폐쇄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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