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31.9%가 고객 언어폭력 친절하게 응답···23.6% 대체로 참아
제주지역 감정노동자 10명 중 5명이 고객으로부터 언어폭력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대체적으로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지난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제주지역 감정노동직군에서 고객 응대빈도가 전체 근로시간의 4분의 1이상인 성인 남녀 근로자 598명을 대상으로 한 감정노동자 근로실태 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감정노동자란 자신의 실제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하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1.9%(191명)가 근무 중 고객의 무례하고 모욕적인 비난이나 고함, 욕설을 경험하고도 감정을 억누르고 친절하게 대한다고 응답했다.
대체로 참고 받아들인다는 응답도 23.6%(141명)으로 조사됐다.
고객의 무례한 언행을 참고 억누르는 이유는 고객의 감정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9.4%로 가장 높았고, 직장의 이미지 때문 34.8%, 불이익 때문 11.5% 순이었다.
특히 고객에게 신체폭력 등과 같은 부당한 경험에 대해 회사는 특별한 조치 없이 계속적 업무 수행을 요구했다는 응답이 59.7%(356명)로 가장 높았다. 충분한 휴식이나 휴가 부여 등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응답은 26.5%(158명)에 그쳤다.
감정노동자의 근로 실태가 열악한데도 사업장 대부분이 고객 응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59.0%(353명)이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답했다. 가이드라인이 있는 경우 구체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1.2%(52명) 이고,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2.9%(154명)로 조사돼 사업장 내에 맞춤형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응답자 중 최근 1년간 소화장애나 우울, 성대결절, 생리불순 등으로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은 경우도 32.6%(195명)나 됐다.
제주도비정규직근로지원센터는 “도내 감정노동자에 대한 상담과 치유, 구제를 위한 심리 상담연계 의료·법률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한 직장 내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홍보와 캠페인을 활성화하고, 사업장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