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에 대한 궁금증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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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경희미르한의원 한의사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을 넘어서 추위까지 느껴지기도 하지만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기분 좋은 계절이다. 이맘때가 되면 필자가 정말 많이 듣는 이야기는 봄 가을로 보약 먹어야 해요? 여름에는 땀으로 빠져나간다고 해서 가을되기를 기다렸어요. 근데 보약 먹으면 살찌나요?”라는 질문들이다.

첫 번째, 보약을 꼭 봄 가을에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내 몸을 챙기는데 딱히 계절이 정해져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봄 가을에 보약을 먹어야지라는 말은 왜 나왔을까? 이것은 상당히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생긴 속설이다. 1980년대에도 한약 한 제가 30-40만원 가량이었다고 하는데 그 때 당시 일반적인 직장인 월급과 비슷한 금액이라고 한다. 지금으로 치면 몇 백만원을 내야 보약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니 문턱이 정말 높았다. 1970년대 이전에는 좀 더 그렇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그 때는 영양적인 결핍이 많았던 시기라 체력보강이나 면역력 증강 등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래서 자주 못 먹어도 1년에 두 번 정도는 꼭 보약을 먹어 몸을 돕자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특히 여름은 무덥고 겨울은 추워 체력소모가 크고 면역력 문제가 발생하기 쉬우니 봄 가을에 미리 미리 준비 해 놓자는 지혜였을 터이다.

두 번째, 여름에 땀으로 약기운이 흘러나간다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낭설이다. 땀에는 수분과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고 약성분이 나오지 않는다. 여름철에 땀으로 약이 빠질까봐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된다. 오히려 땀을 많이 흘려서 체력적으로 지치기 쉬운 여름에 더욱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세 번째, 요즘 보약은 살 안쪄요!

못 먹어서 아프던 시대에는 잘 먹고 살 찌게 하는 것이 건강회복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먹거리가 넘쳐서 병이 나는 시대이기 때문에 해독과 체중감량이 매우 중요한 치료적 가치가 된다. 따라서 요즘에는 체중을 줄이며 체력을 회복하게 하는 보약처방이 많다. 적절한 체격이 좋은 체력의 바탕이 되므로 너무 말랐다면 조금 찌도록, 보통 체격이라면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체중이 과다하다면 줄이는 방향으로 보약의 목표를 잡게 된다.

결론적으로 몸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갑자기 땀이 많이 늘었거나 소화가 안 될 때, 여기 저기 아픈 곳이 많이 생길 때, 감기에 너무 자주 걸리는 것 같을 때, 큰 시험을 앞두고 집중이 필요할 때 등등. 그 때 그 때 필요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내 몸이 필요한 시점에, 내 몸에 필요한 방향으로 치료를 받으시기를 권한다.

 

 

 

 

고시연 기자 sy5556@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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