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짜리 경찰 과학수사 버스, 1년 중 350일 ‘주차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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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크고 경찰서에 대체 감식차량 있어 활용도 매우 낮아
코로나로 체험교육도 중단…경찰도 활용 방안 마련 골머리
5일 제주동부경찰서 주차장에 세워진 CSI 버스.
5일 제주동부경찰서 주차장에 세워진 CSI 버스.

경찰의 체계적인 과학수사를 지원하기 위한 ‘이동식 증거 분석용 과학수사 차량’(CSI 버스)이 제주지역에도 배치됐지만, 활용성이 낮아 사실상 주차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013년 약 6억원짜리 CSI(Crime Scene Investigation) 버스 1대를 제주경찰청에 보급했다.

CSI 버스는 사건 현장에서 신뢰도 높은 수사를 하고, 범인이 남긴 흔적을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도록 지문검색시스템과 족적접사촬영대, 증거 및 범죄 분석실 등 각종 첨단 과학수사 장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몸집이 매우 커 이동성이 떨어지는 등 활용 가치가 낮은 실정이다.

CSI 버스는 길이 11.8m, 폭 2.5m, 높이 3.3m 규모로, 대형 관광버스와 크기가 비슷하다.

범죄 발생 시에는 신속이 생명이지만, 사건이 좁은 도로나 골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큰 몸집 탓에 접근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은 것이다.

게다가 경찰서 곳곳에 CSI 버스를 대체할 감식차량도 있어 활용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CSI 버스 출동 횟수는 지난해 11건, 올 들어 현재까지도 9건에 그치고 있다. 1년 중 350일 이상은 주차장 신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경찰은 CSI 버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어린이를 대상으로 버스를 이용한 과학수사 체험교실을 운영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이마저도 중단되면서 활용 방법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CSI 버스는 제주경찰청 주차 공간 협소 등의 문제로 2018년부터 제주동부경찰서에 배치돼 있다.

5일 동부서 주차장에 세워진 버스는 그간 활용되지 못했는지 곳곳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CSI 버스는 살인 등 강력범죄 현장에만 투입되는데, 최근에는 큰 사건이 자주 발생하지 않아 출동 횟수도 줄었다”며 “또 고가의 장비가 탑재돼 사건 현장 출동이나 체험교실 외에는 다른 활용 방안을 찾기가 어려워 우리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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