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아, 어진아” 자식 잃은 부모의 절규 울려퍼지다
“어진아, 어진아” 자식 잃은 부모의 절규 울려퍼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시·제주4·3평화재단 공동 제작
창작오페라 ‘순이삼촌’ 눈물바다
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의 한 장면.
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의 한 장면.

어진아, 어진아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절규가 무대 위를 가득 채우고 요망진 사람들 다 죽어 불고 나같이 몰명한 사람들만 남아신게 다 죽어신게 다 죽어불어신게살아남은 자의 한 서린 목소리가 가슴을 적신다.

지난 7일과 8일 제주시와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공동으로 제작한 4·3 창작오페라 순이삼촌을 도민들에게 최초로 공개했다.

창작오페라 순이삼촌19789월 발표된 현기영 작가의 중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4·3 당시 학살 현장에서 두 아이를 잃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순이삼촌이 비극적인 삶을 살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내용이 줄거리다.

4·3을 소재로 한 이번 오페라는 제주의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해 제주인들의 시각과 언어로 담아냈다.

김수열 시인이 대본을, 강혜명 소프라노가 연출 및 각본을 맡았으며 극단 가람과 제주도립 제주합창단 등이 주축이 되고 국내·외 성악가 및 무용단 190여 명이 출연한 대형 창작 오페라다.

제주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강요배, 강정효 작가의 미술과 사진 작품이 더해진 무대는 대규모 학살이 벌어졌던 북촌리를 재현해 놓은 듯 하고 몸짓, 퍼포먼스, 오케스트라의 생동감 넘치는 연주가 어우러진 공연은 가슴 속 한 구석을 울리는 깊은 여운을 줬다.

오페라 말미 옴팡밭에서 미쳐가는 순이삼촌과 서울 밀물현대무용단과의 조화는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주예술가들이 중심이 됐기에 그 정서를 전할 수 있었고, 관객들도 아픔을 공감할 수 있었기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당초 계획돼 있던 서울 공연이 무산됐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4·3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로 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