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희귀병
  • 제주일보
  • 승인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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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행복과 불행이 있다면 그 차이는 무엇일까. 이론이야 충분히 공감하지만 세상 잣대는 배부른 교만에 높은 점수를 주고 초라한 철학에 혀 차는 타박을 한다

경쟁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고 실패는 가난에서 나온다는 공연한 비밀을 만들어낸다. 이웃 간의 정은 먼 나라 이야기요, 손해 보지 않겠다는 못난 이기심은 흑과 백 사이에 선을 긋는다.  

열정을 다해 사랑한 연인과 결혼을 했으나 자녀가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축복이라고 애써 위안했지만 서로에 대한 원망은 알게 모르게 벽을 만들었다. 바쁘게 살다 보니 가끔 잊힐 뿐 피할 수 없는 현실에 가슴이 먹먹했다. 남과 비교해서는 안 될 문제였지만 편견의 시선 때문에 외국으로 이민을 가자고 결론을 내렸단다

인연은 전생에 근거를 둔다는데 절에 가볼까 하다가 찾아왔다는 분은 얼굴을 익히 알고 있는 유명인이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영적 대화를 통해 현재의 엄마에게 전해달라는 내용 중 일부이다

육체의 불편함은 영혼과 별개임을 알아야 하고 마치 자녀의 성장을 바라는 아비의 마음으로 영혼의 일부를 떼어내는 고통을 감수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너의 간절함에서 나왔지만 나 또한 임무이자 과제이다. 이번 삶에서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 한 용기 있는 선택은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노력과 참고 인내해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갖지 않음에 부러움을 가져야 하며 포도씨를 뿌리고 수박이 열리기를 기대하는 우를 범하지 마라. 악은 눈에 보이나 손에 잡히지 않고 아침 해가 뜨면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 죽음 이후에는 내가 제일 먼저 반길 것이며 그 시기는 모든 게 편해졌을 때이다. 기도의 응답은 타인을 통해 전해지며 작은 기쁨으로 시작된다. 우리의 처음은 태양 저편에서 여기까지이며 이는 앞으로도 진행형이다.”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만 있더니 어찌해야 하는지 반문했다

아드님이 환한 색의 옷을 선호하고요. 갑갑한 집보다는 여럿이 함께하는 지금의 시설이 좋다고 하네요. 그리고 누구를 의심하는 버릇이나 습관, 울컥 나오는 화는 반드시 고치래요. 그리고 글자보다는 그림이 그려진 책을 사달라고 부탁하네요.” 

돌아서는 걸음에 알 듯 모를 듯 지은 미소는 시설에 대한 만족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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