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종료 관광지에 버스 운행 '예산 낭비'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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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센터 오후 5시 입장 마감...관광지순환버스, 관광지와 오름 저녁시간대 경유
제주시 구좌읍 대천환승센터에 정차 중인 관광지 순환버스.
제주시 구좌읍 대천환승센터에 정차 중인 관광지 순환버스.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2017년 8월 관광지 순환버스 16대가 도입됐지만 일부 버스는 영업의 끝난 관광지를 운행, 예산 낭비를 부채질하고 있다.

11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마을에 따르면 810-1·2버스는 오후 5시35분에 세계자연유산센터를 경유한다. 하지만 세계자연유산센터의 마지막 관람 시간은 오후 5시다. 사실상 텅 빈 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선흘2리 주민 장모씨(70)는 “지난 여름부터 지금까지 저녁시간대 관광지 순환버스가 텅 빈 채로 세계자연유산센터를 방문하고 있다”며 “민간 버스회사였으면 당장 폐지될 노선이지만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로 인해 운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버스는 오후 6시대에 동백동산습지센터, 메이지랜드 등 관광지는 물론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을 차례대로 경유한다. 하지만 이 시간에는 관광지 영업이 종료됐고, 어둠이 깔리면서 오름을 탐방하는 관광객은 없는 실정이다.

대당 2억원인 관광지 버스 16대(45인승)의 지난해 운행실적은 교통카드 기준 하루 276명, 1회 운행 시 4.3명에 불과하다. 올해는 1회 운행에 5.5명, 하루 평균 300명에 머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지 순환버스와 제주시 심야버스의 연간 운송원가는 26억9800만원인 반면, 수입금은 2억8300만원에 불과해 운영 적자가 24억1600만원에 달했다. 원가대비 수입 비중은 10.5% 불과했고, 적자 규모도 2018년(-23억9800만원)보다 늘었다.

운전기사는 A씨는 “관광지 순환버스는 2억원 대의 신형 버스인 만큼, 중산간 오름과 관광지보다 승객 수요가 많은 해수욕장과 해안변을 따라 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 제주도는 지난 7월 1일 구좌 월정해변~성산일출봉을 왕복운행하는 새로운 노선을 신설했다. 하지만 성산지역 택시업계의 반발로 운행 15일 만에 운행을 접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관광객 수요와 이동이 많은 해수욕장과 해안 경승지 운행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와 맞물려 택시업계에서 반발하고 있다”며 “향후 협의를 통해 승객 수요가 있는 노선에 관광지 버스를 배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광지 순환버스는 1일 정기권(3000원)으로 1개 노선을 횟수에 제한 없이 탑승할 수 있다.

환승센터를 기준으로 구좌읍 대천 노선(42.8㎞)에 810-1·2번, 안덕면 동광 노선(38㎞)에 820-1·2번 버스가 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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