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처 놓고 잡음···내·외부서 진통
제주특별자치도가 11일부터 제주형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가맹점 모집에 본격 나서고 있지만 운영대행사와 협약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는 등 출발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특히 ‘탐나는전’ 사용처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는 등 내·외부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제주도는 도내 소상공인 업체 4만8000여 개소를 가맹 목표로 설정해 이 가운데 70% 수준인 3만3000~3만5000개소를 11월 말까지 모집해 ‘탐나는전’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가맹점 모집에 앞서 이뤄져야 할 운영대행사 우선 협상 대상자인 KB국민카드·코나아이 컨소시엄과의 협약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어 연내 목표한 가맹점 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지역화폐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공포되지 않아 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조례는 13일 공포돼 본격 시행되는데, ‘운영대행사가 지역화폐 위탁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을 두고 명확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늦어지게 됐다”며 “운영대행사에 협약 체결에 관한 서류는 전달됐다”고 말했다.
협약 체결이 늦어지다 보니 가맹점도 접수만 받아놓고, 등록은 협약 체결 이후에야 이뤄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하나로마트를 가맹점 모집 대상에 포함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농협 하나로마트를 가맹점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농업인들은 역차별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협의·조정 과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관련 절차가 제 때 이행되지 않고 있고, 사용처를 둘러싼 갈등으로 제주도가 가맹점 모집 홍보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이나 별도 공고나 보도자료 등을 배포하지 않고 ‘소상공인 지원’ 코너 ‘탐나는전’ 게시판에서 홍보를 하고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하나로마트 가맹점 포함 여부를 결정해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