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요금 인상…‘물 들어올 때 노 젓자’인가
기습 요금 인상…‘물 들어올 때 노 젓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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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우리 사회 양극화의 골은 더 깊어졌다. 청년·여성·임시직 등 일자리 취약계층은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반면에 고소득층은 그 타격이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고가의 명품 의류나 가방, 시계 등의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한 것을 봐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제주에선 업종별로 볼 때 관광업계에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제주도의 ‘코로나19 방역대책 도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관광산업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다음은 관광과 연관성이 깊은 서비스업(60%)을 지목했다. 이 와중에도 특급호텔과 렌터카, 골프장은 웃고 있지만, 나머지 업종은 울상이다. 특히 전세버스 업계는 고사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도내 등록 전세버스 1838대 중 695대(37.8%)가 번호판을 반납하고 차고지에서 쉬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관광객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드문드문 운행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제주관광과 관련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이 지난 7월부터 관광불편신고센터를 개설해 온·오프라인으로 신고를 받은 결과 총 360건이 접수됐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이 가운데 129건이 요금 인상과 관련된 것이다. ‘바가지요금’이란 인상을 줘 모처럼 기지개를 켜는 제주관광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걱정이다.

더욱이 골프장 업계의 기습 요금 인상은 이해할 수 없다. 한 골프장은 주말 비회원 이용료를 5월에 14만6000원이던 것을 22만6000원으로 8만원이나 올렸다. 대중제 골프장도 주중에 9.3% 인상했다. 물론 “제주는 그래도 안심된다”는 심리에 따라 내장객이 몰리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정도껏 해야 한다. 지금의 처사는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라는 심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돌출 행동’을 두고 도민사회를 중심으로 비난이 이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여겨진다.

제주도는 여러 민원과 요금 인상에 대해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미증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업계 전체를 위해서라도 그렇다. 진상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업계도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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