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학살 주도 박진경 대령 추모비 이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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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남 의원 도정질문에 원 지사 “4·3정신에 맞게 처리하겠다”

‘제주4·3의 강경 진압 작전’의 대표적인 인물로 제주시 충혼묘지 입구에 세워진 박진경 대령 추모비에 대한 이전 요구가 도정질문에서 제기됐다.

강철남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연동을)은 19일 원희룡 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박진경 대령 추모비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강 의원에 따르면 박진경 대령은 1948년 4·3사건 당시 진압사령관으로 11연대장으로 취임하면서 ‘우리나라 독립을 방해하는 제주도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30만명을 희생해도 무방하다’라는 말을 했던 사람이다.

제주시 충혼묘지 입구에 세워진 추모비에는 ‘공비 소탕에 불철주야 수도위민의 충정으로 선두에서 지휘하다가 불행하게도 장렬하게 산화하시다’라는 비문이 적혀 있다.

강 의원은 추모비 사진을 보여주며 “박진경 대령은 1948년 4·3사건 진압사령관으로 취임해 강경진압을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제주도민 6000명 이상이 희생당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런 사람의 추모비가 충혼묘지에 있다. 도민 정서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4·3의 아픔에 비춰봐서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이 자리에서 즉답을 하기보다, 지적한 취지를 잘 알고 있다”며 “4·3특별법의 정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 잘 협의해 4·3특별법 정신에 맞게 잘 처리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강 의원은 “강요배 화백의 1998년 4·3 50주년 기념 ‘동백 꽃 지다’ 순회전에서 시작된 ‘동백꽃’이 뱃지와 기념품 등에 활용되면서 현재 대표적인 4·3이 상징물이긴 하지만 정식 꽃말이 ‘겸손한 아름다움, 자랑’인 동백 자체만으로는 4·3으로 인한 도민의 아픔과 고통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4·3평화공원 내에 설치된 ‘비설(모녀상)’을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상징적 조형물로 선정할 것을 제안했고, 원 지사는 “도민적 공감대 형성과 많은 의견 수렴이 필요한 영역이다. 향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비설은 대대적인 초토화 작전이 벌어진 1941년 1월 6일 변병생(당시 25세)과 그의 두 살배기 딸이 봉개동 거친오름 동북쪽으로 피신 도중 희생되고, 후일 행인에 의해 눈더미 속에서 발견된 시신을 기리고자 설치한 조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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