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정당들의 사당화 논란
거대정당들의 사당화 논란
  • 제주일보
  • 승인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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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정당은 헌법에 따라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고,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또한 민주적 의사 결정을 존중하고 공당으로서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정당이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 거대 정당들이 개인적 유대와 인간적 관계를 우선하는 듯하고, 비공개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의사 결정하는 것을 즐기며 국가이익 도는 국민의 전체이익보다는 특정인 또는 소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당(徒黨) 또는 붕당(朋黨)이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진정한 국민정당으로 전체국민을 의식하기보다는 팬덤(fandom)정치를 위한 사당화의 낌새가 역력한 도당이나 붕당 체제를 당연시 하는 추세다. 1공화국 때 이승만 1인을 위한 자유당을 연상케 한다. 물론 여기서 ‘사당(私黨)’은 의사결정이 민주적이지 않고 국민전체 이익보다는 특정인의 공직당선 등을 위해 모인 도당을 상정해봤다.

1951년 12월 이승만을 당수로 자유당은 창당 초기에는 국가 협동사회 건설을 내세우고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위한 대중동원 역할을 수행하는 대중정당임을 제시했다.

그런데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이승만의 사당화 망령이 엄습함으로써 대중정당을 선호하는 초기 자유당 핵심세력이 의도적으로 제거되었다. 이기붕을 중심축으로 하는 체제가 들어섰다. 이승만 개인을 위한 사당(私黨)이라는 성격이 강해졌음은 물론이다. 이념성이 퇴색됨에 따라 더 큰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공권력과 정치깡패 등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

이기붕은 당내에서 주류파를 형성했지만 1956년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기붕이 낙선하자 대중단체를 기반으로 한 비주류파의 공세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승만의 개입으로 주류파는 이 위기를 넘겼다.

당무위원회를 통해 이기붕은 친일관료 출신들과 기업가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함으로써 자유당의 인적 재편을 꾀하기도 했다. 물론 자유당 내부에서는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등 파벌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승만의 권위를 바탕으로 외관상으로는 이기붕의 지도 아래 행동 통일이 이루어졌다.

1960년 정·부통령선거에서 자유당은 이기붕을 당선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하지만 그 부정선거로 인해 4·19혁명이 일어나자 이승만은 자유당 총재를 사임했고, 이기붕 역시 당 중앙위원회 의장을 사임했다. 자유당은 해체됐다.

최근 전 새누리당은 사당화 논란 속에서 소속 대통령탄핵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물론 야당과 한통속이 되어 정권을 스스로 헌납한 잔당 무리들 또한 별도정당 여럿 만들어 재기 시도했으나 풍비박산 났다. 현재로선 미래에도 정권재창출 전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정당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럴싸한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역시 ‘오십보백보’다. 집권세력은 역설적이게도 민주주의·법치주의·삼권분립 등 국가 기본질서를 뭉개는 데 열중하고 있다. 국민정당으로서 본분을 보여주려 하지 않고 있다.

정국의 난맥상을 재촉하면서 국가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국민 편 가르기와 정권이익 극대화를 위한 이념지향성 확장에 빠져 있다. 특히 정당운영이 민주적이지 않고, 의사개진도 자유롭지 않다. 사당화 낌새가 현저하다. 대한민국의 미래 정치가 걱정된다.

정당들이여! 자유당이 왜 해체되었는지 되돌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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