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출자·출연기관 설립만이 능사인가
道 출자·출연기관 설립만이 능사인가
  • 고동수 기자
  • 승인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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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기관은 지자체가 일정 금액을 출자해 지분을 갖고 그 지분만큼 권한을 행사하거나, 운영비와 사업비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기관을 말한다. 즉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현재 도내에는 이 같은 기관이 13개에 달한다. 부산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9개인 것을 감안하면 “많다”고 한 행정안전부의 지적이 설득력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출자·출연기관의 추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재단과 제주학진흥원, 사회서비스원 등 3곳이다. 일자리재단과 제주학진흥원은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고, 사회서비스원은 타당성 있다고 결론이 났다. 이와는 별도로 제주도 공익활동지원센터, 제주양성평등교육센터, 제주해양환경관측센터 등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각종 법령과 조례 등을 근거로 설립된 센터만도 48개에 이른다.

문제는 예산 부담 가중은 물론 행정 외부 조직의 비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 출자·출연기관에 지원되는 규모는 807억원에 이른다. 올해 본예산 703억원보다 104억원(14.8%) 늘었다. 초긴축예산 편성으로 각종 단체 등에 지원하는 민간보조금과 각종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과는 정반대다. 일자리재단만 하더라도 연간 132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선 제주도의회가 내년도 예산 심의를 통해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신설 예정 기관의 기능이 제주도나 기존의 기관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일자리재단은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의 일자리창출센터, 제주테크노파크의 일자리추진팀 등과 중복된다. 제주학진흥원은 문화 콘텐츠 면에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이나 세계자연유산본부 등과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다. 특히 과거의 사례로 볼 때 기관장과 간부의 자리가 선거 공신이나 퇴직 공무원을 위한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의회의 판단이 중요하다. 동료인 박원철 의원의 지적처럼 타당성 용역 결과만을 갖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 번 만들어지고 나면 애물단지가 돼도 제대로 손을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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