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만성콩팥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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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신장내과 문신항 과장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께 코로나가 치명적이라는 뉴스가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당뇨병만 있어도 코로나 감염 시 중증도나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만성콩팥병이 있는 분들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둘 모두를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고 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감염 시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코로나19 감염에 더 철저히 대비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질환입니다. 만성콩팥병의 가장큰 원인이 당뇨병이기 때문입니다. 사구체신염이나 다낭성 신증, 고혈압 같은 질환 때문에 신장 기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콩팥병 환자가 전체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당뇨병이 있으면 콩팥에 좋지 않다는 건 알아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않거나,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 중 당 함유량이 늘어나는 병입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서 혈액순환장애가 발생하고 혈관 벽에도 염증을 일으킵니다. 콩팥은 미세한 혈관 덩어리이기 때문에, 당뇨병으로 인해 혈관 상태가 나빠지면 콩팥 기능도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당뇨병 환자 3~4명 중 1명에서 만성콩팥병이 생깁니다. 지난해 당뇨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이 322만 명이었고, 신장투석을 받고 있는 말기 신부전 환자는 10만 명을 넘어 섰습니다. 당뇨병 전단계까지 포함하면 무려 950만 명이나 됩니다. 당뇨병 치료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면, 만성콩팥병 환자와 이로 인한 신장투석 환자도 더욱 늘어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전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혈당과 혈압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뻔한 이야기로 느낄 수도 있으나, 투석이나 이식 같은 신대체요법까지 가지 않기 위해서는 그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혈당이 높거나 콩팥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혈압을 13080 이하로 관리해야 하고, 나트륨이 적게 들어간 건강식을 드시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셔야 합니다.

콩팥은 많이 나빠지기 전에는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당뇨병을 혈당 수치로 가늠하듯, 콩팥 기능의 지표로 삼는 게 크레아티닌입니다. 근육에서 분해돼 생기는 대사물질로 남자는 1.2/dL 초과, 여자는 0.9/dL를 초과했을 때 콩팥 기능이 떨어졌다고 봅니다. 좀 더 직접적으로 콩팥 기능 상태를 할 수 있는 지표는 사구체여과율입니다. 사구체에서 단위시간당 여과하는 물질의 양을 측정해서 구하는데,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성별, 나이,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 세 가지로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을 산출해 사용을 합니다.

건강한 성인은 추정 사구체 여과율이 100~120 사이입니다. 이 수치가 3개월 이상 30~60 정도로 낮게 나오면 만성 콩팥병 3단계로 진단합니다. 중요한 건 당뇨병, 고혈압이 만성 콩팥병의 원인인 동시에, 만성콩팥병이 있는 경우 당뇨병·고혈압의 치료 경과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독립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고 철저히 치료, 관리해야 합니다. 당뇨, 고혈압뿐만 아니라 비만이나 가족력이 있다면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서 키나 몸무게, 혈압처럼 추정 사구체 여과율 수치를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신장내과를 방문해서 진단과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사실 혈당이 조금 높은 것을 콩팥 기능 저하와 투석까지 연결해서 심각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콩팥이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하고 있고 당뇨병 같은 매우 흔한 만성 질환과도 연관이 많은 만큼, 콩팥이라는 장기에 좀 더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질환이 있던 분들이 결국 콩팥까지 나빠져서 협진을 통해 신장내과에 오시는 경우도 많고, 콩팥이 나빠져 다른 증상이 나타난 것을 나중에야 발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콩팥의 기능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지기 전에 콩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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