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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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 2, 3월만 해도 한국은 중국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많은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누적 확진자 수는 많은 순서로 세계 90위 안팎이다. 세계 각국이 호평한 ‘K방역’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진단 키트는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정확도와 대량의 진단으로 미국 등 10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와 세종특별시가 먼저 도입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는 신속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다. 확진자를 찾아내는 발 빠른 역학조사와 동선 파악도 각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도 K방역의 영역에서 빠질 수 없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1·2차 대유행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3일 103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대로면 내년 초까지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K방역으로선 최대 위기다.

지금의 3차 유행은 1·2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1차 때는 신천지대구교회, 2차 때는 광복절 연휴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확진자와 접촉자에 대한 전수조사, 격리 조치로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내면서 추가 확산을 차단할 수 있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전국 어디에서도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교회, 음식점, 요양병원, 강습 시설, 동호회, 지인 모임, 가족 간 접촉 등 일상 공간에서 감염이 속출하면서 감염원을 특정하기가 어렵다. 방역망을 벗어난 잠복자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방증이다.

계절도 확산에 기름을 붓고 있다. 겨울철은 코로나19뿐 아니라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봄·여름에 비해 길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고위험·저위험 시설이라는 구분도 의미가 없다. 넉넉하다던 병상과 공공의료 인력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봐야 고대하는 백신이든, 치료제든 접할 수 있다. 그때까지는 그야말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이다. 고지가 눈앞에 보이고는 것 같아도 착시가 불러온 현상이다.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새삼스럽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모두가 함께 짊어지고 먼 길을 갈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신발 끈을 바짝 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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