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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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개코나’라는 말이 있다.

누가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할 때 그럴 리가 없다며 “개코나 그 성적 얻었겠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 쓰인다.

사전에 없는 것을 보니 표준어는 아닌 모양이다.

1970년대 초등학교 때에는 이 말이 무척 유행했다. 툭하면 너도나도 ‘개코나’, ‘개코나’라고 했다.

긍정보다는 부정이 많았던 시대 탓일까.

▲‘개코나’도 부정적이지만 ‘개코’도 부정적인 말이다. 사전에는 ‘별 볼일 없이 하찮은 것을 경멸하는 태도로 속되게 이르는 말’이며 ‘냄새를 잘 맡는 코나 그런 코를 지닌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또한 ‘범죄 집단의 은어로 형사나 구두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개코같다라는 것은 하찮고 보잘것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개코나’도 ‘개코’에서 유래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찮고 보잘것없는 네가 뭘 할 수 있다는 것이냐’라며 ‘개코나’를 사용한 것이 아닐까.

▲코로나19로 무기력한 날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개코’와 관련, 놀랄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는 후각이 뛰어난 코를 갖고 있다. 이 코로 0.1초 만에 코로나19 환자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증상 감염자도 찾아낼 수 있다는 것.

프랑스 국립 알포르 수의과대학이 지난 3월부터 파리와 레바논 베이루트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자 95명과 비감염자 82명을 대상으로 탐지견을 이용한 감염 여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탐지견은 85~100%의 정확도로 코로나19 양성 검체를 구분했다. 특히 베이루트에서 연구에 참여한 탐지견 2마리는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탐지견은 병원이 놓치고 있던 무증상 감염자까지 찾아냈다고 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도미니크 그랑장 알포르 수의과대학 교수는 “탐지견들은 코로나19 감염자와 무증상 감염자까지 식별해냈다”며 “탐지견이 감염자를 판별하는 데에는 0.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람의 후각 수용체는 500만~600만개에 그치지만 개의 코에는 3억 개가 있다고 한다.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후각이 좋다는 얘기다.

인류가 축적해온 의학기술보다 개코가 나은 면이 있어 씁쓸하지만 한편으로는 개의 가치, 동물의 가치를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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