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보내며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보내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고경순, 문학박사/논설위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본다. 정치적 사건·사고, 코로나19 등,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삶을 살아낸 올 한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한 해였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를 빼고는 2020년을 설명할 길이 없을 만큼, 코로나19는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순식간에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고,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확진자 수 세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없어 한국은 모범적 코로나 방역 대응국가라고 세계의 극찬을 받았다. 세계는 이 한국식 감염병 대응시스템을 K-방역이라 칭했다.

우리나라는, 즉 K-방역은 접촉을 줄여서 차량에 탑승한 채로 감염병 검사를 받는 승차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검사결과 시간이 빠른 진단키트, 경증 확진자를 치료하기 위한 생활치료센터 마련, 마스크 쓰기 독려 등을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각국에서는 방역정책과 기술을 공유해달라는 요청도 쇄도했다.

한국식 방역은 이동제한이라든가 지역봉쇄 등의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냈다는 데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났다.

그중에서도 제주는 코로나청정지역이라 불릴 만큼 확진자 수가, 1월과 10월에는 0명, 가장 많았을 때가 11월에 22명 발생한 정도였다. 이 또한 해외입국자나 입도객 또는 제주 여행객 등 주로 외부에서 유입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상황은 악화 일로에 놓이게 됐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전국 누적 확진자수 5만 명대에 접어들었고, 제주도는 12월 들어 무려 311명이 발생되어 28일 현재 누적 확진자 수는 392명이 되었다.

사흘 전, 제주의 코로나 관련 병상수는 286개, 수일 내로 50병상을 더 확보한다고 도는 밝혔지만, 지금 같은 확산추세라면 병상수는 순식간에 채워질 것이다. 그나마 제주는 사망자와 중증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심하던 찰나, 노인주간보호센터 종사자가 확진 받았다는 보도가 뒤이어 나왔다. 다행히 이용자와 관련자들이 모두 음성으로 나왔지만, 타시도처럼 노인요양시설 등에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제주는 시시각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물론 육지부의 상황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문제는 제주가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있다는 점이다. 어느 선에서 이 확산 추세를 잡지 못하고 확진자가 계속 증가한다면 인력보충이나, 병상 지원 등 육지부의 도움이 원활하지 못할 것은 너무나 분명한 일이다.

행정적으로 좀 더 일찍 입도객에 대한 엄격한 통제 방역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 또한 없지 않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 지금이라도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불필요한 불안과 공포를 조장해서는 안 되겠지만 예측 가능한 일에 요행을 바라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행정적으로는 좀 더 강하고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주고, 우리 국민은 적극 참여방역으로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하겠다. 우리는 위기의 순간마다 힘을 모아 위기극복을 이루어 낸 역사가 있다. 아니 극복을 넘어서 호기를 만들어 낸 저력이 있다. 다시 한번 그 저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 시시비비는 잠시 미뤄두고 눈앞에 놓인 생존문제부터 총력을 기울여 해결할 때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