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廉恥)라도 있자
염치(廉恥)라도 있자
  • 김승종 기자
  • 승인 2021.01.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지난해 온 국민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도 영위하지 못한 채 막대한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이런 와중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톱 가수와 스타 강사의 석사 논문 표절, 역사 왜곡 논란은 힘들고 지친 국민들을 더욱 씁쓸하게 했다.

▲유명 한국사 강사 설민석씨가 지난달 29일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하고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설씨는 이에 앞서 tvN에서 방송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에서 이집트 고고학 전공자로부터 “틀린 내용이 너무 많아 하나하나 언급하기 힘들 정도”라며 역사 왜곡 비판도 받았다.

‘박사 가수’ 홍진영씨도 지난해 11월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결국은 사과를 하고 “석·박사 논문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방송에서 물러나라는 여론이 빗발치자 홍씨는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들이 사과하고 모든 방송에서 물러났다고 그들의 과오가 깨끗이 씻겨진 것은 아니나 일말의 책임은 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게 아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잘못된 정책이나 몰상식적인 권한 행사 등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면서도 진심으로 반성할 줄 모르는 위정자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범죄 사실이 인정돼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구속이 됐지만 사과 대신 재판부의 판결이 틀렸다고 큰소리치는 세상이다 보니 잘못을 하면 사과하고 반성하는 ‘상식’이 오히려 ‘비상식’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김영수의 저서 ‘인간의 길-나를 바로 세우는 사마천의 문장들’에 실려 있는 글이다.

“양심적인 사람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부끄러움)을 들을 수 있다. 반면 염치를 모르는 사람은 죄를 짓고도, 심지어 죗값을 치르고도 뉘우침이 없다.”

“염치를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순수성을 되찾는 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염선치(寡廉鮮恥)’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해야 할 칼인 셈이다. 염치를 모르고 행동할 때 그 칼에 자신의 가슴이 베이게 해야 한다.”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과염선치는 ‘부끄러움과 염치를 모른다’는 뜻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