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도난사건...현금 145억원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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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돈과 함께 사라진 재무담당 女임원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
대형 금고 보관 300kg 현찰 증발에 공범 가능성 여부 수사 확대
제주신화월드에 있는 랜딩카지노 전경.
제주신화월드에 있는 랜딩카지노 전경.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에 보관 중인 145억원이 사라진 사건과 관련, 경찰은 현금과 함께 자취를 감춘 여성 임원의 행방을 쫓고있다.

경찰은 카지노 대형 금고에 보관 중인 현금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사건을 서귀포경찰서에서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넘겨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우선 말레이시아 국적의 카지노 재무담당 A씨(55·여)를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A씨는 지난 연말에 휴가를 낸 후 지금까지 복귀하지 않았고 연락도 두절된 상태다.

A씨는 현금을 빼돌린 직후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인터폴 수배 최고 단계인 적색 수배는 중범죄자에게 내려지며, 신병 확보 시 수배한 국가로 강제 압송된다.

경찰은 또 카지노 직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카지노 안팎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하고 있다. 다만, A씨가 현금을 빼돌릴 당시 카지노 내 CCTV 녹화내용은 지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45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여러 차례에 걸쳐 사라진 건지, 차량을 이용해 한 번에 운반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특히, 단독 범행인지,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이 있다면 한꺼번에 옮겼을 가능성이 있지만, 단독범행이면 상당한 시일에 걸쳐 현금을 가져갔을 수도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 4일 카지노 금고에 보관한 한화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것을 알고, 다음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람정엔터테인먼트 측은 사라진 돈은 제주신화월드를 조성한 홍콩 본사인 랜딩인터네셔널이 맡겨 둔 돈으로 카지노 환전용 또는 운영자금이 아니어서 향후 카지노 운영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과상자 15개 분량 돈다발...해외 유출 어려워

   제주의 모처에 숨져뒀을 가능성...제3의 인물 개입 의혹설도 '솔솔'

 

랜딩카지노 대형 금고에 보관 중인 현금 145억6000만원은 어디에 있을까?

사라진 돈은 한화로 모두 현찰이다. 5만원권이라면 29만1200장으로 무게는 300㎏에 달한다. 비자금 사건에서 단골로 등장했던 사과상자(20㎏)에 담아도 15개의 상자가 필요하다.

돈을 빼돌린 말레이시아 국적 50대 여성 임원이 혼자 들거나 옮기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더구나 카지노 입구는 물론 곳곳에 보안요원이 있어서 감시의 눈을 피해 금고에 있는 145억원의 현금을 빼돌리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다.

카지노에 설치된 CCTV는 사기 도박꾼과 여권 위조범의 얼굴을 실시간 판독이 가능한 최첨단 장비로 범행 시간대 녹화영상이 지워진 점을 볼 때 단독범행보다 공범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돈의 부피나 무게를 볼 때 혼자 옮기기는 쉽지 않아서 최소 2명 이상 공모하고 운반차량까지 동원한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유력 용의자인 A씨가 해외로 출국했어도, 막대한 돈다발을 들고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상자와 캐리어에 담은 현금 다발은 공항 화물검색대에서 적발될 수 있어서다. 또한 한국을 포함 세계 대다수 나라는 출·입국 시 미화 1만불(한화 1087만원)이 넘으면 세관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금융실명제 시행으로 금융기관에서 이 많은 돈을 일시에 달러로 환전하거나 세탁할 수도 없다.

국제택배를 이용한다고 해도 세관에 덜미를 붙잡힐 가능성이 크다.

영화처럼 밀항선을 이용해 외국으로 빼돌릴 수도 있으나 전문 범죄집단이 아닌 일반인은 실행하기 어렵고 위험부담도 높다. 이를 근거로 사라진 현금은 현재 도내 모처에 숨겨져 있는 가설도 나왔다.

희대의 도난 사건에 대해 제3의 인물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본사의 보유금을 제주에 있는 카지노 금고에 보관한 점, 개인의 일탈로 보기에는 액수가 큰 점, 금고를 관리하는 재무담당 임원이 돈과 함께 사라진 점 등 재물을 탐한 단순 범죄보다는 제3자나 윗선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지만 제3자나 윗선의 개입설은 그룹 차원에서 일축하며 이 사건을 공개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란딩인터내셔널은 지난 5일 홈페이지에 “1월 4일 145억6000만원의 자금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자금 담당 직원을 찾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공표했다. 이 사실은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현지 언론매체에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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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성 2021-01-07 20:03:56
지금까지 있었던 사건들 중에 CCTV기록이 없어졌던 사건들은 전부, 사건분석을 위해 경찰에서 가져간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