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에 맞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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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흥, 수필가/논설위원

분수에 맞게 살면 욕됨이 없고, 기틀을 알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자기 분수도 모른 채 날뛰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분수에 맞게 사는 사람을 때론 옹졸함과 자신감 없는 이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리수를 둬 인생이 좌초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德目)입니다. 자신의 주제나 능력을 알지 못하면서 허세를 부리고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욕구 충족보다는 의미를 채우는 삶이어야 합니다. 의미를 채우지 않으면 삶은 빈 껍질이나 다름없습니다. 인간관계나 사랑, 우정도 소유하려고 들면 비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말 많은 사람도 신뢰감이 가지 않습니다. 내면이 허술한 까닭입니다. 말을 아끼려면 될 수 있는 대로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떤 일을 두고 아무 생각 없이 무책임하게 남의 험담을 늘어놓는 것은 안 좋은 버릇이고 악덕(惡德)입니다. 남의 허물을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분수를 모르고 남의 영역을 침해하면, 자신도 해치고 인간관계도 손상하게 됩니다. 분수를 아는 사람은 더 바라지 않습니다. 분수를 지키는 사람은 먼 것과 가까운 것을 같이 볼 줄 압니다.

옛 어른들의 뜻은 선비는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했으니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군자는 생각하는 것이 자기 분수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후학들에게 엄격하게 적용했고 이를 지킬 것을 강조했습니다. 분수란 자기 처지에서 마땅한 한도를 벗어나면 그것은 과욕으로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분수를 아는 사람은 원(願)은 크게 두고, 공은 작은 데부터 쌓으며, 대우에는 괘념(掛念)치 않습니다. 오직 공덕 짓기에만 힘씁니다. 그 뒤 공과 대우가 돌아오게 되는 걸 압니다.

분수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많은 사례를 봐 왔고, 이를 지킨 사람은 성공했음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모든 이들은 나름대로 직분에 따라 분수를 알고 이를 지켜야 합니다. 톱니바퀴가 맞물려 있어 돌아가듯, 나사 하나라도 빠지면 금방 어긋나므로 분수는 스스로 알맞게 살아가는 길입니다. 선비들의 사상 속에는 항시 분에 넘치는 행동을 자제했고, 누가 안 보아도 자신을 낮추는 행동을 주저치 않았습니다. 반면 학식과 인덕을 높이는 것이라면 앞장섰으며, 사람을 속이고 탐하거나 훔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서로 비방하거나 헐뜯고 흉보는 것이라면 삼갔습니다. 사회 발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역사의 원칙처럼 분수를 지켰습니다. 조선 시대 청렴의 상징인 김정국은 “두어 칸 집에, 두어 이랑의 전답, 겨울 솜옷과 여름 베옷이 각각 두어 벌, 서적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차 다릴 화로 하나, 지팡이 하나, 나귀 한 마리.” 이렇게 있으면 만족하다고 했습니다. 선비라는 이름 하나로 분수를 지킨 어른이지요.

분수를 아는 사람은 오래 살아도 싫어하지 않고, 짧게 살더라도 더 바라지 않습니다. 시간은 멈추는 것이 아님을 잘 압니다. 그런 분은 모든 것이 찼다가 기운다는 것을 예견합니다.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잃어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분수를 아는 사람은 항상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하지 않지요. 그 대신 무형의 진리, 세계의 창고를 채우려고 힘씁니다.

자신이 저지른 허물과 게으름을 들여다보는 것이 분수를 아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 분수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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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공주 2021-01-11 00:23:45
인생의 지침이 되는 글입니다
분수에 맞게 살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