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가장 큰 대목인데, 수입이 거의 없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으로 100만원을 받긴 했지만, 한 달에 드는 난방 비용만 100만원인걸요.”
코로나19로 졸업식이 학부모 참석 불가 방식이나 온라인 중계 등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공직사회도 인사철을 맞았지만, 예년과 달리 꽃 선물이 줄면서 도내 꽃집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3일 제주시 아라동 한 꽃집 관계자는 “1월 졸업시즌과 인사철에 한 해 매출의 약 50%는 벌어야 일반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졸업식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등의 이유로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목을 앞두고 많은 꽃을 준비했는데, 구매하는 사람이 없어 꽃 냉장고에 갇힌 신세”라며 “냉장고가 있다고 해도 보관한 지 열흘이 넘으면 꽃들이 시들어버리는 등 상품 가치가 떨어져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제주시 일도동에 있는 한 꽃집 직원도 “매출이 말도 못 하게 줄었다. 1년 중 가장 성수기인데 손님이 없다”며 “꽃집을 운영하면서 이렇게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다. 전기료와 기름값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꽃 판매가 부진한 데는 달라진 졸업식·인사철 풍경 외에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도민들의 소비 심리 위축과 ‘꽃은 비싸다’라는 인식도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이영석 제주화원협동조합 이사장은 “가격이 내려가야 소비가 늘 텐데, 꽃을 재배하는 농가 수가 줄고, 겨울철 난방비 부담도 커 꽃 가격이 좀처럼 안정화되지 못해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는 김영란법 여파로 매출이 줄었었는데, 올해는 작년 이맘때 매출의 10%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로부터 버팀목자금으로 100만원을 받았는데, 한 달 난방비로 들어가는 금액만 약 100만원이다.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