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과 관계없는 승진’ 소리 듣지 말아야
‘능력과 관계없는 승진’ 소리 듣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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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양 행정시가 오늘(15일) 자로 상반기 공무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도에선 158명이 직급 승진했고, 4급(서기관) 이상만 16명이 직위 승진했다. 양 행정시에선 166명이 직급 승진했다. 이처럼 대규모 승진 잔치가 펼쳐지면서 코로나19 대응 강화와 여성 공무원 발탁 등 도가 강조한 인사 방침은 희석된 느낌이다.

사실 대규모 승진은 예상했었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6월 제주도는 2국 2과를 감축하는 조직 개편안을 입법예고했으나 도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여파로 양 행정시의 구조조정도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공직사회의 이기주의, 도의회의 눈치 보기 등에 대한 일각의 질타가 있었지만, 어쨌든 조직이 살아나면서 공무원만 최종 승자가 됐다. 이와 관련해선 도민사회도 각성할 부분이 있다. 자신들의 혈세를 갖고 운영하는 조직이 군살을 빼지 않고 몸집만을 키우고 있는데도 이를 나무라지 않고 부화뇌동한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이번 대규모 승진은 구조적인 측면이 크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막내뻘이 퇴직했거나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빈자리가 많이 생겼다. 조직 생활을 하는 이라면 공무원이 아니라도 승진을 가장 큰 보상으로 여긴다. 자신의 노력과 능력, 성과 등을 인사권자와 조직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승진자들은 축하를 받아 마땅하다.

한편으론 고위 공직자들은 승진의 무게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중책을 맡으면 그에 맞는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자신이 성장하고, 그 자리에 부합하는 인물로 거듭날 수 있다. 자릿값을 해야 능력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승진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코로나19로 도민사회의 시름이 깊다. 생활비 때문에 전세버스 대표는 대리기사로 뛰고, 출장 뷔페 대표는 감귤 상자를 나르고 있다. 모두가 이 난국을 버티기 위해서다. 공직사회도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다른 곳보다 사정은 낫다. 그러기에 심기일전해야 한다. 승진의 영예를 안은 고위 공직자라면 더욱더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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