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년...잃어버린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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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나온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1월 20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30대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감염병이 전국으로 확산됐다.

제주에서도 지난해 2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빠르게 확산되며 우리의 삶의 기준을 바꿔놓았다. 코로나19가 일상에 가져온 변화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대면’이다.

▲한산한 거리…불 꺼진 상가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 썰렁한 거리와 관광지, 불 꺼진 상가, 관중 없는 경기장과 텅 빈 공연장 등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이, 교회에서는 ‘온라인 예배’가 일상화됐다.

지난해 2월 23일부터 도내 각급 학교와 공공 체육관 개방이 중단되면서 배드민턴 등 생활체육 동호인 활동이 중단됐다.

결혼식은 가까운 친척만 참여해 간소하게 진행되거나 연기됐고, 조문객들로 붐비던 장례식장도 상주와 가까운 친척 외에는 찾지 않으면서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각종 모임도 중단되면서 퇴근 후 마스크를 쓰고 가족과 함께 인근 공원을 산책하는 등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마스크 없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공공기관은 물론 음식점, 커피숍 등을 방문하기 위해 외출할 때에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

하루에도 수차례 체온을 확인하고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나홀로 영업에 ‘투잡’족…‘나홀로 간편 여행’ 대세

코로나19 이후 제주 경제가 처한 상황은 수치가 말해준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19년 고용지원금 규모는 40명·3500만원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지난해에는 4만7983명·620억원으로 늘었다.

실업급여 지금 규모도 2019년 5만7174명·832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0만160명·156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건설현장에 뛰어들거나 대리운전에 나서는 등 ‘투잡’족이 늘어난 것도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다.

코로나19 이전 다수가 함께 유명 관광지에서 체험을 즐기던 관광 트렌드도 지난해부터 ‘나홀로 간편 여행’으로 바뀌었다.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이 끊기면서 성산일출봉, 천지연폭포, 용두암 등 유명 관광지와 해안도로에도 인적이 끊겼다.

제주관광공사가 블로그와 카페, 유튜브 등을 분석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제주관광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캠핑’‘오름’에 대한 언급량이 많았고 ‘차박’, ‘캠핑장’ 등 야외활동에 대한 키워드가 과거보다 늘었다.

▲원격 수업 일상화

코로나19 확산 속 학교 현장에서는 원격 수업이 일상화됐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학기 도내 학교 평균 등교 일수는 초등학생 54일, 중학교 51일, 고등학교 56일이다.

그동안 학생들은 1학기 때 90여 일의 등교 일정을 소화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새학기 등교 수업은 5월 말부터야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도내 A초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학년별 등교 수업 일수는 70일에서 131일까지로, 최대 61일 차이 나기도 했다.

대학가 역시 비대면 수업을 권장했고, 실기·실습·평가 등 대면 수업이 꼭 필요한 경우에 한 해서만 강의실 문을 여는 등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됐다.

▲각종 대회 취소로 텅 빈 경기장…온라인 전시·공연 새 트렌드로 자리

체육계 역시 코로나19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각종 전국 대회가 순연 또는 취소되며 체육인들의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당초 제주에서 계획됐던 192개 경기가 취소됐다.

도내 19개 체육 단체는 ITF제주국제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4~5월), 한중일 U-18 국제축구대회(10월) 등 모두 27개의 국제 교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모두 취소했다.

또 제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48개 전국 대회 가운데 2020 전국로드레이스대회 및 제주학생로드레이스 대회, 2020 전국크로스컨트리대회 및 제주학생크로스컨트리대회, 제15회 탐라배전국초등학교테니스 대회 등 3개 대회만 정상적으로 열렸다.

지역 문화·예술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주의 봄을 깨우던 탐라국 입춘굿을 시작으로 상반기 예정돼 있던 대규모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됐고, 해마다 아픔이 깃든 곳에서 4월의 슬픔을 달래주던 4·3관련 행사들은 온라인으로 장소를 옮겨 희생당한 이들의 영혼을 위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고 매년 가을 제주 영화팬들을 설레게 했던 영화제들도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새로운 문화생활 향유 방식으로 떠오른 언택트(Untact·비대면) 공연·전시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사상 최초로 비대면으로 치러진 제59회 탐라문화제에서는 거리 퍼레이드도, 축제 부스도 볼 수 없었지만 온라인으로 소통의 창구를 마련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고 전시, 공연을 감상하는 문화가 자리잡는 등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방식도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김문기·진주리·고시연 기자 kafka71@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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