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덕목, 안자육훈(安子六訓)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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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21C제주유교문화발전연구원장·수필가

안자육훈(安子六訓)이란 회헌(晦軒) 안향(安珦) 선생께서 고려시대 국자감 유생들에게 강조했던 여섯 가지 실천 윤리를 말한다. 회헌은 원나라에서 성리학을 처음 도입했으며 우리나라 유학 진흥에 큰 공적을 남긴 유학자이다. 여기에서 안자의 자(子)는 학덕이 높은 사람을 나타낼 때 성(姓)뒤에 붙이는 미칭(美稱: 선생님 등)이다. 예컨대 공자, 맹자, 노자가 그러하다.

육훈이란 효(孝), 충(忠), 예(禮), 신(信), 경(敬), 성(誠)으로써 삶의 윤리 덕목이라 할 수 있다. 그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첫 번째 효(孝)는 양지(養志)와 양체(養?)로써 사랑과 공경의 감정에 바탕을 두고 부모의 몸과 마음을 봉양하는 행위다. 여기에는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이 내재돼 있다. 물질이 풍족한 현대사회에서는 정신적으로 부모님을 걱정시켜 드리지 않도록 모시는 것을 으뜸으로 여긴다. 부부간의 화목한 삶, 자손의 안녕과 입신양명으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다.

둘째는 충(忠)으로써 충직(忠直)과 공정(公正)을 말한다. 자신의 직분에 맞게 매사에 투철한 책임감과 진심을 다해서 충실하고 정확하게 처리한다. 양보와 배려하는 마음, 가정과 사회, 나라에 대한 주인 의식,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실천에 옮기는 일을 말한다.

셋째로 예(禮)는 인사(人事)와 예절(禮節)로써 일상사회생활에서 지켜야할 행위 규범으로 예의범절을 의미한다. 지인을 마주칠 때마다 내가 먼저 인사하고 인사를 받지 않아도 예를 갖춘다. 반면에 인사를 받으면 일어서서 반가운 표정으로 답례의 말을 건넨다.

넷째로 신(信)이란 신뢰(信賴)와 정직(正直)을 말한다. 자기와의 약속, 타인과의 약속을 잘 지킨다. 정당하고 실현 가능한 것이라야 하고 그 내용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확인한다. 불가피하게 약속을 못 지킬 경우에는 사전에 양해를 구한다. 요즘 사회에서 교통법규, 쓰레기 처리 문제도 일종의 민관 간의 약속이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 등 사소한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켜야한다.

다섯째는 경(敬)이다. 자기의 마음수양을 통하여 매사에 조심하는 몸가짐과 태도를 말한다. 따라서 일상 언행을 삼가고 본분을 지키며 또한 가야할 곳과 가서는 안 될 곳을 구분하여 실천한다.

끝으로 성(誠)이란 신독(愼獨)의 정신을 견지하여 어떠한 일이든 항상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남이 보거나말거나 바른 마음으로 행동을 신중히 한다. 또한 자기 합리화, 자기와의 타협을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육훈을 실천하는 데는 무엇보다 선비정신이 충만해야 한다. 선비의 사전적인 의미는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견리사의(見利思義)정신으로 사욕을 극복할 줄 아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이른다. 선비정신의 원형을 조선시대의 전통유교사상에서 찾는다면 그 당시 지식인들의 시대정신이라고 규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조선 시대가 아니다.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절대적 인성은 불변이다. 신축년 벽두다. 안자육훈(安子六訓)의 윤리 덕목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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