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에 무너진 환해장성...복원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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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환해장성 28곳 중 10곳만 문화재 지정...보존 잘된 온평.신산 장성 허물어져
세계유산본부, 고려시대부터 축성...정확한 축성방법 확인돼야 복원 사업 착수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있는 환해장성이 무너져 내린 모습.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있는 환해장성이 무너져 내린 모습.

고려에서 조선까지 700년에 걸친 대공사로 쌓은 환해장성이 난개발과 당국의 무관심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더구나 일부 구간은 ‘엉터리’ 복원으로 문화유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25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도내 환해장성은 모두 28곳이지만 1998년 10곳(36%)만 도문화재(기념물 제49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환해장성은 화북 곤흘동(140m) 화북 별도(620m), 삼양(280m), 애월(362m), 북촌(263m), 동복(150m), 행원(310m), 한동(290m). 온평(2120m), 신산(600m) 등이다.

그런데 보존이 잘 보존됐던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신산리의 환해장성은 태풍과 거센 파도로 허물어진 채 방치됐다. 화북동 별도 환해장성은 채석장에서 네모 반듯 하게 자른 돌로 복원했다.

이곳 해안에 널려 있던 둥근 몽돌은 해안도로 개설과 화북포구 매립공사에 이용돼 사라졌기 때문이다. 남원읍 태흥 환해장성도 밭담과 채석장 돌로 복구됐다.

환해장성 복원과 관련, 세계유산본부는 올해 용역을 발주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고증을 거쳐 축성방법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어 학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어 원형과 축성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로 했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환해장성이 군사시설인 성곽처럼 견고하게 축성됐는지, 민간에서 밭담을 쌓듯 돌무더기처럼 쌓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며 “문화재청의 지침 상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축성됐는지를 확인해야만 복원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환해장성은 1970년대 일주도로(181㎞) 전 구간을 포장하면서 잡석으로 이용됐고, 1990년대에는 해안도로 개발 붐이 일면서 급격히 사라졌다. 이후에 복구된 환해장성은 원래의 모습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한편 환해장성 축조는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수호를 위해 대몽 항쟁을 벌인 삼별초를 막기 위해 시작됐다.

1270년(원종 11) 전남 진도 용장성에서 대몽 항전을 벌이던 삼별초가 제주에 입성할 것이란 첩보를 입수한 관군이 제주에 들어와 돌담성을 쌓은 게 시초다. 1845년 권직 목사가 백성들을 동원해 쌓은 것이 지금 남아 있는 환해장성의 자취로 추정된다.

옛 문헌에 ‘탐라의 만리장성’으로 기록된 환해장성은 3백리(120㎞)에 걸쳐 축성됐다.

2007년 복원된 제주시 화북동 별도 환해장성은 채석장에서 네모 반듯 하게 자른 돌로 복원해 원형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07년 복원된 제주시 화북동 별도 환해장성은 채석장에서 네모 반듯 하게 자른 돌로 복원해 원형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 있는 환해장성이 무너져 내린 모습.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에 있는 환해장성이 무너져 내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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