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청소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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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돈,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시인

코로나19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기 훨씬 전의 일이다. 아내는 말버릇처럼 오일장에 같이 가자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동차를 놔두고 버스 타고 가길 비춰 왔던 터라 흔쾌히 그러마하고 대답했다.

버스를 타고 가자는 말에 마음이 움직인 것은 내심 국밥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킬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으므로 나 또한 장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는 오일장 날 아침 차를 몰고 가자는 아내의 변심에 물거품이 돼버렸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오일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자동차 행렬로 가득 차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차도 막히고, 막걸리도 한 모금도 못할 것이고 이게 무슨 낭패란 말인가.

그러나 오일장에 들어서면 자기도 모르게 인파 속에 묻혀 그 짜증도 날아가기 마련이다. 코로나19 상황이라 그런지 간혹 문을 닫은 점포도 눈에 띄었지만 사람들로 붐비기는 여느 때와 다를 것이 없다.

마스크를 고쳐 쓰고 걷는다. 평소 오일장에 오면 옥수수 서너 개를 사서 먹으며 걷는 재미가 쏠쏠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해버린 느낌이 들어 안타깝다.

아내가 그토록 오일장에 목을 맨 것은 오로지 제피를 사기 위한 것이었다. “제피상 무신거 허젠?”하고 묻는 나에게 “제피 씨에 소주 섞영 약한 불에 끓영, 오래 놔뒀당 걸렁이네 한 숟갈 입에 물엉 한 20분 후에 뱉으민 치아에 좋텐 헙디다.” 이어 “제피가 살균 작용도 허난 치아도 깨끗허곡 잇몸 안 좋은 사름도 좋고, 입 냄새도 안 난덴 허난 그거 사젠 햄수다” 한다.

“나 원 참, 그거 하나 사젠 이 고생허멍 오일장에 온 거라. 그거 어디서 들은 말인지 몰라도 좋긴 좋텐?” “한번 해보민 알 거 아니우꽈?”하며 약초 판매상으로 곧장 가는 것이었다. 과학적으로 검증은 안 된 방법이라 일단 1㎏만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제피를 산 것은 풍치가 있고 잇몸이 안 좋은 나를 위해 구입한 것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더욱이 임플란트 서너 개를 심어놓았으니 아내의 행동에 이해가 갔다.

사실 나는 치아에 생길 수 있는 문제란 문제는 다 가지고 있다. 음식물 찌꺼기가 잇몸에 끼여 치석도 자주 생긴다. 치과의사는 치석 자체는 염증을 일으키기보다 세균이 붙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세균들은 여러 가지 독성 물질을 품어내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평소 양치질할 때나 생활할 때 입안에서 피가 잘 나던데 그 이유도 아마 잇몸에 염증이 있어서일 것이란 생각이다.

치아가 좋은 것은 五福중의 하나인데 다 망가졌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오복이란 말은 《尙書》 <洪範>에 나오는 말로 ‘이는 오복에 들었다’고 하여 치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튼튼한 치아야말로 오복 중에 첫째로 꼽을 만큼 치아가 좋은 것은 사람이 갖는 복(福) 중에서도 으뜸이다. 건강한 치아야말로 먹는 즐거움과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내가 일러준 방법으로 제피를 거르고 한 모금 입에 문다. 아이구 이렇게 쓰고 독한 것을…. 5분도 안되고 그냥 뱉고 말았다. 그래도 참고 하다보면 시린 이도 사라지고, 치아도 코팅된다고 하니 입안 청소도 할 겸 계속해서 시도해볼 생각이다. 그전에 건강한 치아를 찾기 위해 치과를 찾아가 스케일링을 받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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