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운동과 소비자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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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제주대학교 명예교수·제주지역경제교육센터장/논설위원

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는 수많은 소비재가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와 판매자의 거래관계에서 거래당사자들 간에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다. 소비자는 판매자에 비해 전문성과 기술력이 떨어지고 제품정보가 부족하고 시장지배력과 조직력이 약하다. 이러한 불평등한 관계로 여러 가지 소비자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판매자와의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권리를 확립할 수 있는 길은 소비자들이 판매자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을 형성하고 그 힘을 기르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판매자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어야 시장에서 부딪히게 되는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거래관계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판매자에 대한 대항력은 개인소비자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다. 개인소비자는 거대한 시장조직의 일부일 뿐이다. 집단으로 조직적인 힘을 형성해야 판매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집단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있다. 모든 소비자운동은 조직에 의해 효과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소비자 개인은 약하지만 조직적으로 힘을 모으면 강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소비자운동의 예로 불매운동과 구매운동을 들 수 있다. 불매운동은 소비자들이 특정상품의 구매를 거부하는 소비자운동이며 구매운동은 특정상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자는 소비자운동이다. 불매운동으로는 생산자와 판매자들이 부당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으며, 구매운동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윤리적 기업을 성장·발전시킬 수 있다. 소비자운동은 책임 있는 소비자, 실천하는 소비자, 참여하는 소비자들이 튼튼한 토대를 이루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진공이론에 의하면, 기업은 소비자들의 권리포기로 생기는 진공 속으로 이동하여 그에 맞게 수준을 낮추게 된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와 상품 수준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정보탐색과 소비자교육을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입법이나 행정의 정책적 요구를 하는 집단적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미국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연맹이다. 이 단체는 소비자에게는 보안관처럼 든든한 존재이고 판매자에게는 암행어사 같은 두려운 존재이다. 소비자들의 참여가 영향력 있는 단체로 만든 것이다. 모든 소비자들이 소비자운동에 능동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 소비자 불이익과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소비자 힘이 커지게 된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소비자단체들이 영향력 있는 단체로 성장할 수 있으며, 소비자권리와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소비자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다.

현대자본주의사회는 소비자의 책임 있는 행동과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요구되는 사회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소비자단체의 소비자운동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단체는 판매자들에 대항하여 소비자권리와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없으며 소비자불이익과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질 수가 없다. 많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으로 소비자운동이 활성화되고 소비자단체가 영향력 있는 단체로 성장할 수 있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자단체와 소비자운동이 소비자에게는 든든한 존재이면서 판매자들에게는 암행어사처럼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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