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안 되는 쓸데없는 일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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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송재민
(2021.01.25 게재)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요. 스트레스 없애는 방법이 있나요?’ 하고 물어보시지만, 스트레스는 없애기 보다는 잘 다스리는 게 맞습니다. 스트레스는 항상 나쁜 것이 아닙니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있어야 적응력이 향상되고 동기 부여가 되며, 업무의 능률이 올라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과도한 나쁜 스트레스는 불쾌감을 주고 과도한 긴장과 불안으로 일이나 공부의 능률을 떨어뜨리며, 장기적인 영향을 미쳐 신체적 정신적 질병으로 건강을 해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나쁜 스트레스로부터 우리의 정신과 신체를 보호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들 중에서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쓸데없는 일을 만드는 것입니다. 오래된 영화 쉘 위 댄스에서 성공은 했지만 삶의 모든 것이 시들한 중년남자는 우연히 시작한 사교댄스로 순수한 즐거움을 발견합니다. 이 중년남자가 나는 퇴근 후에 춤을 배워.’ 라고 동료에게 이야기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이 그걸 왜 해? 돈이 나와? 밥이 나와?’라고 핀잔을 주었을 것입니다.

중년남자는 남들 눈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생기가 돌고 행복해졌습니다. 일과 마찬가지로 춤을 배우는 데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생업으로 하는 일은 에너지를 소진하게 만들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만들어지며, 삶이 풍족해집니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춤은 생계와 관련 없고 성과를 낼 필요가 없으며 실패하면 다시 하면 그만인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업무와 씨름하면서 머리를 계속 사용했다면, 업무와 상관없는 신체활동을 하는 동안 머리는 진정한 휴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쓸데없는 일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나의 건강을 지키는 정말 가치 있는 시간인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쓸데없는 일은 남들이 멋있게 보는 취미일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화분에 이름을 붙이고 아침, 저녁으로 들여다보며 키워볼 수도 있고, 집에 굴러다니는 연필과 종이를 들고 멋진 그림을 따라 그려도 됩니다.

올해에는 남들에게 멋져 보일 필요도 없고, 남들에게 말했을 때 대단하다는 찬사를 받기 위한 것도 아닌 정말 내가 좋아하는 쓸데없는 일을 시작해 보셨으면 합니다. 또한, 주변에서 누군가 쓸데없는 일을 시작한다면, 이것 저것 묻지 마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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