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와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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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우, 제주대학교 실버케어복지학과 교수/논설위원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를 야기하였다. 합계출산율이 2018년 1.0 미만으로 떨어진 이후 2020년 코로나19 영향이 겹쳐 0.80까지 떨어졌다. 부부가 자녀를 한명도 낳지 않고 있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7년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14세 미만 유소년 인구와 65세 인구가 역전된 인구구조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 역시 장래인구추계 상황을 보면 예외일 수 없다.

인구구조의 불안정성과 코로나19는 사회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동안 경제-노동-복지정책이 경제성장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교육-경제-일자리가 사람중심의 사회가치 기반 복지패러다임으로 변화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잠재적 경제성장률 감소, 고령층 부양 부담 증가 등 세대 간 갈등과 공동체 위기를 야기한다. 언론기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 팬데믹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의 경제위기와 돌봄영역의 가족공동체 위기를 심화시켰다. 경제와 돌봄은 가족을 매개로 필수 불가결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돌봄 영역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행에 이어 2019년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과 지역사회 중심 보건복지서비스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 사업으로 이어졌다. 제주시는 장애인, 서귀포시 노인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주시는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 사업’ 추진 1년 성과공유대회를 통해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발표하였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선도 사업에 대한 개별 평가지표를 개발하여 실시한 연구결과 선도 사업은 당초 취지와 목표에 맞게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고, 만족도도 평균 4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생활에 대한 부정적 입장과는 달리 탈시설 자립생활을 하고 있는 당사자의 만족도도 높았으며, 지역사회와 조화롭게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거주 19세 이상 재가 장애인 9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 및 욕구조사에서는 일상생활과 사회문화 적응을 위한 1대1 멘토의 필요성과 이동지원(활동지원사, 차량지원 등)에 대한 욕구가 가장 높았으며, 보건·의료서비스의 접근성 향상, 자립을 위한 경제적 문제 해결과 직업에 대한 욕구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장애친화형 주거환경과 주택 제공, 가정 내 활동이 많은 장애 특성을 고려한 여가·문화 욕구가 있었으며, 코로나19 취약계층을 위한 감염병 대처방안 마련도 시급한 부분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중심 돌봄체계를 위해 보완해야 될 부분도 나타났다. 가장 먼저 지역사회의 인식변화이다. 돌봄 당사자에 대해 이웃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장애인 자립생활에 대한 부정적 편견은 우선 해결해야 될 과제이다. 더불어 전문 인력도 현저하게 부족하다.

그럼에도 공동체 회복을 통한 지역사회 중심 선도사업은 인구구조 변화와 언택트시대 돌봄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제 그 몫은 제주도로 넘어갔다. 과거부터 제주는 정낭을 통해 이웃을 살폈고, 수눌음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잘 형성해왔다. 앞으로의 과제는 선도사업과 제주생활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조화롭게 만들기 위한 지원전략과 도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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