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노거수, 세심한 관리방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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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도내 노거수(老巨樹)들이 생육 부진으로 부패가 진행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문화재청이 제주를 포함해 서울·인천·경기·강원 등 5개 지역 노거수 군락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및 보호방안 연구’ 용역 결과다. 노거수는 수령이 오래되거나 커다란 나무를 지칭한다. 제주는 산천단 곰솔군과 성읍 느티나무·팽나무군, 도련 귤나무, 강정 담팔수, 수산 곰솔 등이 조사 대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천단 곰솔군은 8그루 중 3그루가 상처 부위를 치료한 뒤에도 군데군데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상처뿐 아니라 뿌리 생육 등 정밀조사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성읍 느티나무·팽나무군과 도련 귤나무, 강정 담팔수 등 3군데 노거수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외과수술을 했는데도 파손되거나 갈라짐 현상을 보이면서 부패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다만 수산리 곰솔은 생육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진단됐다.

연구진은 수목의 안정적인 생육을 위해 지상부를 축소해 관리하고, 치료 자재를 검토해 맞춤형 관리방안을 강구할 것을 제안했다. 그만큼 현행 보호·관리대책이 미흡해 노거수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지 싶다. 근래 병에 걸리거나 자연재해로 생육 지장을 초래한 보호수에 관한 보도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오늘날 보호수들이 잘 보존된 건 마을 주변의 노거수만큼은 지키고자 노력해온 지역민의 오랜 수고와 헌신의 결과다. 역사의 한 페이지기도 한 기념물이 관리 잘못으로 자칫 소실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없다. 올해 양 행정시가 병해충 방제, 외과수술 등 보호수 관리를 위해 편성한 예산이 얼마인지 관심이 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노거수는 그 고장의 귀중한 자연유산이면서 우리 조상의 삶의 기록이다. 누구도 부실관리와 소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노거수 발굴에 적극이다. 산림유산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나아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덜렁 안내표지판 설치로 그쳐선 안 된다. 예산을 늘리고 관리체계를 세워 노거수 보존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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