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복합항 진입로 공사 때 송수관 파열로 이물질 삽입…수도관 타고 이동 추정
유충신고 지역 중심 집중 조사 중…수질 기준은 적합하지만 직접 음용 자제 요청
강정정수장 유충 사태 이후 6개월 만에 서귀포시 보목동 가정집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강정정수장에서 발생한 유충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수십억을 들여 시설을 개선했지만 유충 의심 물질이 또 다시 발견되며 주민들의 수돗물 불신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귀포시 보목동 소재 한 주택 욕실 샤워기 필터에서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지역을 중심으로 강정정수장과 가압장, 배수지, 소화전 등을 대상으로 현장 소사를 진행했고 이 곳에서도 유충 의심 물질이 잇따라 발견됐다.
유충 의심 물질이 발견된 곳은 신고가 들어온 가정집을 비롯해 강정정수장 음수대 1곳, 여과시설 5곳, 소화전 7곳 등 모두 14곳이다.
조사 과정에서 유충은 죽은 상태였고, 크기는 0.1㎜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유충 의심 개체를 수거해 국립생물자원연구소에 정밀 조사를 의뢰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유충 의심 물질 발견 원인을 조사하던 중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진입로 공사 과정에서 송수관이 파열된 사실을 파악했다.
파손된 송수관은 강정정수장의 물을 용흥가압장으로 옮겨주는 수로이다. 용흥압장에서 각 가정으로 급수가 공급된다.
앞서 제주도는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용흥가압장 내에도 정밀여과장치를 설치했다. 하지만 송수관이 파열돼 돌이나 자갈 등 이물질이 그대로 수로로 흘러 들어갔고, 이물질이 용흥가압장 내 정밀여과장치를 파손시켜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유충 의심 물질이 용흥가압장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각 가정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제주도는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달 28일 강정정수장 정상화를 위해 침전지, 여과지 등 총 9곳에 대해 정밀여과장치 필터 교체와 여과망을 보수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자체진단반과 역학조사반을 가동해 유충 유입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제주도가 시설 개선에 나섰지만 유충 의심 물질이 또 다시 발견되면서 강정정수장 전면 현대화 사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