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이 따뜻한 봄으로 기억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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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제주 4·3의 비극을 마음에 다시 기억하고 또 후대들에게 기억하게 하는 ‘기억 투쟁’이야말로 제주4·3특별법 개정안 통과 등 4·3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

‘순이 삼촌’으로 제주 4·3을 세상에 널리 알린 현기영 작가가 2019년 10월 18일 제주웰컴센터에서 본사 주최로 열린 ‘제주인아카데미’에서 강조했던 말이다.

그의 바람대로 제주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지난달 26일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제주 4·3이 발생한 지 73년, 제주4·3특별법이 처음 제정된 지 21년 만이다.

▲특별법 전부개정안은 희생자에 대한 위자료 등 특별 지원, 군사재판 유죄 판결 등에 대한 재심 청구, 추가 진상 조사, 제주 4·3 트라우마 치유 사업, 희생자와 유족 등에 대한 명예회복 조치 등의 시행 근거를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4·3특별법 개정안은 국가 폭력에 대한 책임을 명시하고 희생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4·3희생자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배·보상 기준 마련, 추가 진상조사와 특별재심 등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이날 “4·3유족회와 공직자, 온 도민의 노력과 국민의 간절한 마음이 이뤄낸 성과”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단초가 마련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듯이 이번 특별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의 역사적 의의는 남다르다.

통한(痛恨)의 피눈물마저 메말라버린 4·3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국가의 배·보상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제주 4·3은 새로운 역사로 세상에 기록돼 갈 것이다.

▲제주도민들이 간과해선 안 될 시대적 책무도 있다.

현 작가는 “4·3은 너무 중요하다. 도민과 국민들이 잘 알아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며 “4·3보다 더 무서운 것은 4·3을 잊고 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4·3을 아우슈비츠와 비교했다.

“나치가 수백만명의 유태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단 한 가지, 인류가 아우슈비치를 잊는 것이다’라는 말이 적여 있다”고 했다.

올해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슬로건도 ‘우리의 4·3이 따뜻한 봄으로 기억될 때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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