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이후 버스업체에 하루 2억6000만원이 넘는 혈세가 지원되고 있지만 버스회사의 하루 벌어 들이는 수입금은 1억3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산원가는 100원인데 들어오는 수입금은 35원에 그쳐 적자의 늪에 빠진 셈이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간 준공영 버스 운송원가는 1346억9000원이지만 수입금은 375억3200만원으로 원가대비 수입금은 27.9%에 머물렀다.
운송원가에서 수입금을 뺀 나머지 977억6500만원은 버스업체의 적자액으로 제주도가 혈세로 보전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이 2019년도에 비해 1400만명이 준 5000만명에 그쳐 운송수입이 다른 해에 비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17년 준공영제가 시행된 이후 버스회사가 벌어들인 수입금은 연간 필요한 운송원가에 35%대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다.
2019년에도 버스회사 수입금은 511억5400만원으로 버스 운송원가 1382억2400만원 대비 37%에 그쳐 제주도가 870억원을 재정 지원했고, 2018년에도 버스운송원가는 1405억원이었는데 수입금은 491억6100만원(35%)에 그쳐 913억8600만원을 보전해 줬다.
관광지순환버스의 운송원가 수입금은 2019년을 제외하고 10%를 넘지 못해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버스 운송원가는 23억6300만원이었는데, 수입금은 2억900만원으로 원가대비 수입금은 8.8%에 불과했다. 이에 따른 재정지원액은 20억7400만원이나 됐다.
2019년에도 수입금은 2억8300만원에 그쳐 24억1600만원을 제주도가 재정 지원했다. 2018년 역시 적자 보전액은 23억9700만원으로 매년 관광지순환버스에 20억원 이상이 지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스대수나 운전원수, 정류장 수 등 인프라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전에는 556대였던 버스가 지난해 850대로 늘었고, 운전원도 671명에서 1657명으로 늘었다. 정류장 수 역시 3054개소에서 3916개소로 800대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공영버스 운송 사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공영버스 소형화, 노선 개선, 보유대수 감차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읍·면 지역 운행하는 중·대형버스 61대를 50% 이상 소형버스로 교체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승객들의 탑승율이 저조하거나 중복되는 노선을 조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차량 보유대수를 감축해 운영비를 절감할 예정이다.
아울러 버스 준공영제 경영 및 서비스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할 수 있도록해 서비스질을 높이고 경영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