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 김승종 기자
  • 승인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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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제3기 신도시 광명·시흥 일대 땅 투기 의혹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정부·여당은 엄정 수사와 투기 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 처벌, 제도 개선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중심에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 장관은 LH 사태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 신도시 개발이 안 될 걸로 알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LH 직원들의 투기를 두둔하는 말을 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변 장관은 LH 직원들의 땅 투기 당시 LH사장으로 재직했고, 현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번 사태의 책임과 무관할 수 없는 데도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 긴급 현안 질의에서는 “평소 투기 억제를 위한 제도 개선과 실행에 노력해 왔는데 결과적으로 일부의 일탈이 나타났다”는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이번 사태를 일부 LH 직원들의 일탈 행위로 국한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도 샀다.

▲전직 사장이자 주무부처의 현직 장관이 태도가 이런 데다 이번 사태 후 LH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조롱 섞인 망언들이 올라오며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 지나가겠지,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극히 혐오스러움).”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앞서 8일 LH 경남 진주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가 열리던 날에는 “층수 높아서 안 들려. 개꿀~”이라며 시위대를 비아냥대는 말이 뜨기도 했다.

이 마저도 일부 몰염치한 LH 직원 또는 관련자들의 일탈 행위라고 치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공직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앞으로 뭐라고 변명할지 궁금하다.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이란 말이 있다. 윗사람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아랫사람은 그 풍화(風化)를 받는다는 뜻이다. 바람이 불면 풀은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눕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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