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80명.600억대 사기범죄 수사...달아난 주범은 가명 사용하며 잠적
속보=제주에서 ‘외제차 수출 사기’로 7개월 동안 도민 280여 명이 6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당한 가운데 피해자들이 동네 이웃과 학교 선·후배 등 고구마 줄기처럼 연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청은 외제차를 살 명의를 빌려주면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계약자를 끌어들인 모집책 4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의 주범이자 H무역회사 대표로 알려진 김모씨(51)가 가명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면서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모집책들은 외식업 체인점을 하면서 알게 된 점주는 물론 지인들에게 1억원 상당의 외제차를 60개월(5년) 할부로 구입하면 할부금을 대납해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또 이 외제차를 중동과 동남아 국가에 수출해 대당 2000만원을 주겠다고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사기단 일당과 모집책은 여러 명의 피해자와 동행해 경기도 판교에 있는 외제차 전시장에 가서 구매 계약을 했다. 이 전시장은 주문이 밀려들자 나중에는 차가 부족해 출고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단은 또 한 달에 한 번 피해자들을 모아 계모임 성격의 만남을 가지며 신뢰를 쌓았다. 사기단은 코로나19를 핑계로 피해자들에게 인감도장과 신분증 등 명의를 맡겨줄 것으로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가족과 친척은 물론 동네 주민과 학교 선·후배에게도 ‘외제차 수출 사업’을 권유해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범 김씨는 투자 계약에 의심을 품은 피해자에게 자신의 명의로 된 당좌수표를 보여주며 안심을 시켰다.
이로 인해 한 피해자는 혼자서 5대의 외제차를 할부로 구매해 4억원이 넘는 할부금을 갚지 못해 가게를 처분했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재까지 2000만원을 지급받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차량은 대부분 대포차로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