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맹(孔孟)이 바라는 코로나19의 민생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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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호, 21C제주유교문화발전연구원장/수필가

맹자는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라 했다. 누구나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평상심을 잃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백성이 생업에 종사하고 의식주가 해결되면 예절을 갖추고 너그러움과 도덕심이 저절로 우러난다고 보았다.

코로나와의 전쟁이 선포된 지도 해를 거듭하고 있다. 그간 정부에서는 전 국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에 따라 코로나 방역에 애면글면하고 있다, 지난 음력 설 때는 거리두기 등 느슨한 틈새에 코로나 확진자가 약간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마스크을 벗고, 흡연을 하고, 붙어 앉아 술잔을 공유하며, 새벽까지 마시고 비벼대었으니 바이러스도 덩달아 춤출 수밖에 없지 않은가.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할지 모른다. 전 세계 인구의 70% 정도는 백신접종이 돼야만 집단면역이 발생한다는 말이 있다. 약 78억 인구 중에 접종인구는 시작에 불과하다. 선진국이나 후진국이 일정한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은 먼데 있는 것 같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고대 로마시대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도덕성과 솔선수범, 공공정신의 시발점이다. 가진자들의 기부와 헌납을 통해 건강하고 평등한 사회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점차 기부문화 선진국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씨와 카카오 김범수씨는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또한 대구의 이름 없는 키다리 아저씨를 비롯해 한국형 기부클럽이 우후죽순으로 나타나고 있으니 믿을 성싶다.

부이무교(富而無驕)라는 말이 있다.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다는 사자성어다. 경주 최부자 가문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대표적 가문이다. 조선시대 300년 이상 만석꾼 최씨 가문의 남다른 철학이었다. 과거를 보되 진사(소과합격, 요즘 8급 정도)이상은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 환원, 100리 안에 굶어죽는 자가 없도록 하며, 시집온 며느리는 3년 동안 무명옷만 입도록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제주 의녀 김만덕(1739~ 1812)은 조선시대 여성 상인으로 1794년 제주에 흉년이 들자 전 재산을 털어 곡식을 사들여서 굶주리는 제주 백성들을 구출했다. 은광연세(恩光衍世·은혜의 빛이 온 세상에 가득하다)라는 추사 김정희선생의 편액(扁額)이 그 음덕을 길이 보전하고 있는 것 같다.

공자는 혜이불비(惠而不費), 즉 은혜를 베풀지만 필요한 정도만 도와줌으로써 허투루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정부의 재난지원, 복지정책도 이와 진배없다.

어쨌거나 코로나19는 중소상공인들의 일상을 짓뭉개 버렸다. 그것도 어느 지역보다 관광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청정제주지역의 음식, 숙박, 도소매, 여행, 이미용, 유흥업, 관광운수사업 등 소상공인의 생업에 경제적 타격이 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 와중에도 외려 경제적 이득을 얻은 업종도 있었다 하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래서인가 한동안 이익공유제라는 희한한 말이 구름처럼 떠돌다 간 곳없이 사라져 버렸다. 온정의 손길이 아쉬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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