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갖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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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가지고 있으면서 계속 채우는 것은 그침만 못하다(持而盈之 不如其已, 지이영지 불여기이).

두드려 예리하게 한다면 오래 보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揣而銳之 不可長保, 췌이예지 불가장보). 금과 옥이 집에 가득 차 있어도 그것을 지키는 것은 불가능하다(金玉滿堂 莫之能守, 금옥만당 막지능수). 돈이 많고 지위가 높아 교만하면 스스로 그 허물을 남기게 된다(富貴而驕 自遺其咎, 부귀이교 자유기구).

공을 이루면 몸은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길이다(功遂身退 天之道, 공수신퇴 천지도).

노자 도덕경 제9장의 내용이다. 학자들에 따라 해석은 분분하지만 지식이 천박한 필자로서는 그 의미를 유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본질적인 뜻만 옮겨 본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도(道)라며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창한 노자의 가르침 중 하나다.

노자의 도덕경을 보면 참으로 뜬 구름 잡는 이야기들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위선으로 가득 찬 작금의 우리나라 위정자들을 보노라면 2000년이 훨씬 지난 현세에도 그 울림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앞서 거론한 노자의 말씀은 공자의 과유불급(過猶不及)과 일맥상통한다.

모든 사물이나 현상의 정도가 지나치면 부족한 것과 같다는 말과 같이 중용과 절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여야가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직까지 민심은 집권여당과 거리를 두고 있다.

물론 남은 선거운동 기간 충분히 만회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도 그럴 만하다. LH사태로 민심이 흉흉한데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을 주도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결정적 자책골을 넣었다는 데 적지 않은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전세금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법 시행 이틀 전에 정작 본인은 재계약 시점을 한 달 정도 앞당기면서 전세값을 14.1% 인상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지자 현 정부와 집권여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곧바로 경질한 것도 민심 이반을 염두에 뒀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나 많은 부(富)와 권력을 누리고 싶었던 것일까.

비워야 채워진다는 것을 권력 핵심부만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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