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제주의 아픔을 알리고 있는 현기영 작가가 제주도민과 문학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본인의 육필원고를 제주특별자치도에 기증했다.
제주도는 지난 17일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현 작가로부터 자전적 장편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 육필원고를 기증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기증은 제주지역 문인단체가 원로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주문학관 기증자료 조사를 통해 성사됐다.
‘지상에 숟가락 하나’는 유년 시절 제주의 기억, 4·3의 아픔, 사춘기 이야기 등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어져 있는 단편 연작으로, 단행본으로 출판되기 전 계간 ‘실천문학’에 1994년 겨울호부터 1996년 겨울호까지 9회에 걸쳐 연재됐다.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는 서사성과 제주 자연을 묘사한 서정성이 조화를 이뤄 1990년대 소설 문학의 최대 성과의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현 작가는 “제주문학관이 제주도 문인들의 오랜 염원 끝에 탄생하는 만큼 도민과 문학인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제 원고 기증이 도민들이 문학관 자료수집에 적극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현기영 선생님의 혼과 열정을 담은 육필원고를 제주문학관에 기증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책임감을 갖고 소중히 관리·전시하면서 제주의 시대 정신과 제주문학의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제주문학관은 올해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역 원로문인들이 1085점의 자료를 기증하는 등 총 1173점의 문학 관련 자료들이 수집됐다.
한편 현 작가 주요 작품으로는 ‘순이삼촌’, ‘변방에 우짖는 새’, ‘아스팔트’, ‘바람 타는 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