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자원 활용과 제도
환경자원 활용과 제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대표·산림치유지도사/논설위원

자연환경에는 어떤 이로움이 있기에 그토록 수많은 사람을 끌어당기고 있을까? 경이로움일까? 아니면 여유로움일까? 저마다 느낌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얻는 치유의 기쁨이 있기에 날마다 숲을 찾고 오름을 오르고 올레길을 걷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환경심리학자 로저 울리치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숲 등 자연환경은 원기를 회복시키고 활력을 불어넣고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살아 있는 보약이라고 말이다. 실제로 그렇다. 마음 아픈 사람은 마음의 근력을 단단하게 해준다. 몸이 나약한 사람은 신체의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자연환경은 사람을 품고 난 후 건강한 자아로 돌아가도록 챙겨주는 치유의 종합병원이다.

그렇다면 제주의 자연환경은 어떤가? 매력적인 특별함이 있다. 다른 지역과는 견줄 수 없는 특징이다. 그것은 한라산 백록담에서 해안까지 방사형으로 흘러내린 기하학적 프랙털 곡선 구조이다. 둘째, 어디든 차량으로 1시간 이내에 다다를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 셋째, 고도나 경사 등 난이도에 따른 다양한 지형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넷째, 화산 활동으로 이뤄진 지질과 독특한 기후, 고도에 따른 식물분포, 다양한 크기의 오름과 경관, 4면의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환경 등이다. 하나의 세트장처럼 만들어진 이 같은 제주의 환경적 요소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이용 수준을 넘어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거대한 자원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어떤 이익을 위해 자연환경을 단순히 이용하는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면서 잘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제주는 그 어느 곳보다도 풍부하고 다양한 환경자원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7대 환경자원으로 나눌 수 있다. 지질자원에서부터 오름자원, 경관자원, 해양자원, 기후자원, 산림자원, 자연문화자원 등이 그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이들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 오름이나 숲길, 올레길 등을 조성하고 있다. 오름 경사지에 나무계단을 설치하거나 숲길 평지에 야자매트를 깔고 있다. 곳곳에 평상을 마련해 휴식 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바다와 접해 있는 완도는 해양자원을 치유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발 빠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2해양치유 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제정에 이어 해양치유센터를 설립하고 해양치유와 레저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환경자원 활용과 관련한 제도는 현재까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좋은 환경자원이 있고 제주특별법이 있음에도 말이다. 제주특별법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특별법 제5장에는 자연환경 관련 규정이 있다. 기본방향에서부터 환경교육, 보전지역 관리 규정 등이다.

그 내용을 보면 보전과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이에 맞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환경자원을 활용하는 규정은 담겨있지 않다. 그래서 현재의 특별법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제주특별자치도는 자치분권 15주년을 맞아 제주특별법 전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관련 규정도 환경자원 활용시대의 흐름에 맞게 법 개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