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참전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혀져가는 전우들을 기억하고, 후세에 안보의 중요성과 전쟁의 참혹함에 대한 교훈을 전하기 위해 이번 명각 사업을 추진했다.”
오승환 월남참전기념탑 명각추진위원장(79)은 21일 제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월남참전기념탑의 참전자 명단을 다시 새기는 명각 사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965년 월남전에 참전했던 오 위원장은 2002년 6월 행정기관 지원금과 참전자들의 후원금 등을 모아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 입구에 월남참전기념탑을 건립했다.
하지만 기념탑 건립 당시 예산 부족과 명단 미확인 등의 이유로 제외됐던 참전자들이 추가로 이름을 새기고, 이로 인해 중복이나 부대명·계급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오 위원장은 명단을 재정비하는 명각 사업에 나섰다.
오 위원장은 “이미 50년 넘게 흘러 명단을 새로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특히 결혼도 하지 않고 현장에서 전사한 전우들의 경우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신원 확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참전자 명단을 다시 확인하고 충혼묘지를 방문해 묘비를 일일이 살펴보는 등 노력한 결과 기념탑 건립 당시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1200여 명을 새롭게 발굴, 총 2913명의 이름을 기념탑에 새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위원장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번 명각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명단에서 제외된 전우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그들의 이름을 기념탑에 새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