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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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아사리판이라는 말이 있다.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곳이나 그러한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난장판이라는 얘기다. 이모티콘에 익숙한 젊은 친구들은 접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정치계에 떠오르는 말이 됐다. ‘범이 내려온다’, ‘별이 내려온다’가 아니라 아사리판이 펼쳐진 것이다.

아사리판의 어원은 여러 설이 있다. 그중 하나는 불교에서 왔다는 것이다. 인도의 옛 언어인 산스크리트어에서 덕망이 높은 스님을 아사리(acarya)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덕망이 높은 스님들끼리 서로 격론이 벌어지면 시끄럽기도 한다.

제3자가 보기에는 무질서해 비유적으로 아사리판이라는 말이 나온 모양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강·정책에 따라 입법 활동하는 것도 전혀 안 보인다. 이런 식으로 가면 국민의힘으로는 대선을 해 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에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며 “저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나”고 비꼬았다.

김 전 위원장은 또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제원 국회의원을 향해 “홍준표 의원의 꼬붕”이라며 “상대도 안한다. 자기가 짖고 싶으면 짖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한 자신을 향해 ‘뇌물을 받은 전과자’라고 표현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에게는 “하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도 화가 크게 난 모양이다.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노태우 꼬붕(부하)께서 하실 말씀은 아닌 듯하다”고 비꼬았다. 아사리판에 꼬붕에…말의 잔치가 참 현란하다. 이런 걸 보고 아사리판이라고 하지 않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결국 대선에 나서기로 하고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 21일 열린 제394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정치인으로서 제주의 더 큰 도약과 나라의 발전을 위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의 강에 발을 담근 셈이다. 이제 곧 허리도 담그고 머리도 담글 것이다. 그런데 그 강물이 깨끗하지가 않다.

원 지사는 대선 과정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든 아사리판의 한 사람이 되지 말고 아사리판의 물을 정화시키는 데 한몫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정 제주의 가오(폼)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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