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고요하고 서늘…울창한 삼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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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갑선이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 목재 데크가 조성돼 있어 등산이 한결 편하다.
갑선이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 목재 데크가 조성돼 있어 등산이 한결 편하다.

제주 전역에 있는 360여 개의 오름들은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있다.

오름의 이름은 지역명이나 오름의 모양을 두고 지어지는데, 특히 오름의 모양을 두고 이름을 지은 우리 선조들의 눈썰미가 대단하다.

제주시 구좌읍의 비치미(飛雉)오름의 경우 꿩이 나는 모습, 안덕면의 남송악은 매가 날개를 펼친 모습을 하고 있어 지어진 오름이다. 오름의 모양새가 똑같이 휘어진 오름인데 어떤 오름은 곡식을 불리는 체와 같다고 해서 체오름, 어떤 오름은 활(弓)과 같다고 해서 궁대악.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우뚝 서 있는 갑선이오름.

이 오름은 오름의 모양새가 마치 미처 껍질을 벗지 못한 매미의 굼벵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갑선(甲蟬)이오름, 이를 한자어로 갑선악(甲蟬岳)이라고 하고 있다.

‘가시리’라는 마을 이름도 정겹지만 ‘갑선이’라는 오름 이름도 참으로 정겹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껍질을 벗고 나와 날개를 펼치며 여름에 시원하게 ‘맴맴’하고 노래해야 할 텐데 껍질을 벗지 못했다고 하니 다소 애처로운 느낌도 있다.

표고 188.2m, 비고 83m에 남서쪽을 향한 말굽형 오름인 갑선이오름은 가시리사무소에서 그리 멀지 않아 쉽게 찾을 수 있다.

갑선이오름 풍경. 삼나무와 다양한 활엽수들이 가득한 숲으로 약간은 어두컴컴한 느낌이 들 정도의 울창함을 자랑한다.
갑선이오름 풍경. 삼나무와 다양한 활엽수들이 가득한 숲으로 약간은 어두컴컴한 느낌이 들 정도의 울창함을 자랑한다.

오름 초입에 갑선이오름 안내판이 서 있으며 바로 정상으로 안내하는 나무계단이 있다.

갑선이오름은 삼나무와 다양한 활엽수들로 울창한 숲이다.

갑선이의 정상을 향한 탐방로에 첫 발걸음을 내딛자 약간은 어두컴컴한 느낌이 들 정도로 울창함을 자랑하고 있다.

울창한 숲 품에 안긴 탐방로를 걸으니 안정감과 함께 포근한 기분이다.

정상까지 탐방로가 지그재그 형태의 목재 데크로 조성돼 있어 그리 힘들지 않고, 중간 지점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도 마련돼 있다.

정상에 다가오니 목재데크와는 이별. 자연 그대로의 탐방로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인공적인 나무계단을 걷는 것보다 흙과 낙엽을 밟는 것이 참 기분이 좋다. 폭신폭신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이다.

정상에는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구경할 수 있는 벤치 몇 개가 놓여 있다.

정상의 조망권은 키 큰 나무들이 즐비해 그리 좋지 않다. 나무가 없는 한 방향으로 가시리 마을과 동부권을 조금 볼 수 있을 뿐.

정상에 섰으니 이제는 하산. 하산 길은 왔던 길로 돌아가는 백(back) 코스가 아닌 전진. 

하산 길 역시 길게 누워있는 굼벵이의 등을 걷는 것처럼 완만하고, 숲은 역시 울창하다.

가시리에는 따라비오름 등 걸출한 오름도 많아 여러 오름을 연계해 탐방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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