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대, 과거로 회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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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경제부장

제주 사학의 선구자로 불려지는 학원(學園) 강석범(1917~1979) 선생이 설립한 ‘제주실업전문학교’가 모태인 제주국제대학교가 내부 갈등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할청인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대학 내 노동조합, 교수협의회 등 7개 직능단체 간 대학 운영을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사회와 전·현직 총장 간 법적 지위, 임금 지급 등을 놓고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월에는 관할청인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재적 이사 6명 중 3명과 감사 1명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정원 8명 중 6명 이상이 참석해야 가능한데 3명이 직무정지 되면서 현재 이사 3명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동원교육학원은 제주도로부터 이사를 충원하면서 ‘개방형 이사’를 우선으로 해 선임하도록 한 관련 법령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최근까지 2차에 걸친 시정 요구를 받았음에도 이행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청문을 거쳐 이들 이사 3명에 대한 임원 취임승인 취소 처분 조치를 내리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받아 임시이사 5명(공석 2인 포함)을 선임할 계획이다.

동원교육학원은 2000년부터 10여 년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2011년 1월 조건부 정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다시 이사회가 파행을 겪으며 2013년 10월부터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이후 대학 정상화 계획이 제출되면서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6년 7월 또다시 정이사 체제로 안착,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도내 교육계에서는 제주도의 계획대로 향후 이사 8명 중 5명이 임시이사로 선임될 경우 다시 5년전 ‘임시이사’ 체제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가 다수의 임시이사로 꾸려질 경우 학원 운영에 따른 자율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학 운영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제주국제대는 극심한 내부 갈등 외에도 재정난에도 허덕이고 있다.

동원교육학원이 2016년 옛 탐라대학교 부지와 건물을 제주도에 매각하며 415억9500만원을 확보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이 제주국제대학교 교비로 전입됐지만 기존 부채 상환과 체불임금 지급 등으로 대부분 소진되면서 건물 리모델링, 교육 기자재 구입 등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된 금액은 많지 않았다는 게 학생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들의 얘기다.

대학 정보 포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제주국제대의 수익용기본재산 확보율도 2019년 51%에서 지난해에는 0%로 떨어졌다.

이처럼 교육 여건이 열악해지면서 신입생 충원율(정원내)은 2016년 71.9%에서 5년 만인 2020년에는 44.3%로 추락했다.

370명(정원내) 모집에 440명이 지원했지만 실제 입학한 학생은 164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와중에 제주국제대는 교육부로부터 신입생과 편입생들이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지원을 받을 수 없는 ‘2022년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됐다.

3년 전에도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됐던 제주국제대는 지난 3년 동안 교육비 환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법정부담금 확보율, 법인전입금 비율 등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 평가지표를 개선하지 못하며 또다시 불명예를 안으면서 앞으로도 ‘학원 정상화’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어려운 시기일 수록 대학 구성원들의 단합된 힘과 결집이 필요하다.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사재를 털며 대학을 세운 고(故) 강석범 선생은 지금의 사태를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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