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랑비탈, 개천에 물을 더 부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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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옥,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논설위원

봄 햇살이 아른거리는 마당은 생명의 향연으로 가득하다. 아마릴리스, 분홍달맞이, 금계국 들이 눈부시게 화사하다. 초록빛 나무와 야생화, 잡초들까지 어우러진 대지는 생명이 꿈틀대는 엘랑비탈의 장이다.

엘랑비탈은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의 저서, ‘창조적 진화에서 생명의 도약을 달성하는 근원적 힘으로 정의된다. 위대한 삶을 이루기 위해 인간을 도약시키는 근원적인 힘, 평범한 사람이 빛나는 삶을 살도록 돕는 인생 가치관을 말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도록 용트림을 불러일으키는 에너지라고 할까. 그러므로 생명이 창조적 진화를 지속하려면 무엇보다도 열정, 지식 등을 통한 에너지의 점진적 축적이 요구된다.

사실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는 모두에게 엘랑비탈의 잠재력을 불어넣었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누구나 엘랑비탈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를 축적하고 항해의 돛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누가 엘랑비탈을 이루는가?

최근 들어 제주도내 학생들 중에서도 영어교육도시내의 국제학교에 진학해서 곧바로 미국의 명문대학으로 진학하는 사례가 생겨난다. NLCS Jeju를 예로 들면, 모든 학생들이 각각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교과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봉사, 암벽등반, 세미나 등 다양한 과외활동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항해의 장도 펼쳐준다.

물론 좋은 대학이 위대한 인생에 이르는 관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만의 비전을 세우고 동경하는 바다를 향해 힘차게 기적을 울리는 게 엘랑비탈의 갑문이다.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심장을 뛰게 하는 꿈의 돛을 세우라는 얘기다.

이 점에서 보면, 사면이 바다로 탁 트여 있는 제주도야말로 비전을 품기 위한 천혜의 자리다. 최근에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Jiles)이 인재육성 분야에서 ‘2021 국가산업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도 미래인재 터전이 좋은 덕분이다. 원희룡 도정이 민선6기를 시작하면서 도지사관사를 내놓았다. 그리고 유·아동의 창의적 성장을 돕는 꿈바당어린이도서관(누적이용객 약 100만명)과 청소년의 미래학습을 지원하는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10만명)를 설치했다. 새가 두 날개로 날아오르듯 그동안 두 기관이 합력해서 미래인재들을 밑바닥에서 끌어올려 왔다. 우리는 이 조합을 개천용 프로젝트라 부른다. 책 꾸러미를 만들어서 지역아동센터로 찾아가고, 창의인성 프로그램을 가지고서 읍·면과 우도·추자도로 들어간다. 우물의 마중물처럼 말이다. 여기에 지난 20년간 약 36000명에게 165억원을 지원한 제주인재육성장학금이 고득점을 올렸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복권기금을 투입해 개천에 쏟아부을 물탱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약 4억원으로 2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처럼 공정·도약·자립의 가치로 도민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평등한 교육 기회를 도모한 게, ‘엘랑비탈의 인재육성 전문기관으로 인정받는 Jiles의 비밀병기가 되었다.

통계에 의하면 2020년 기준, 대한민국 가구의 순자산 평균은 3.63억원, 상위 20%11억원, 하위 20%675만원이다. 특별히 Jiles가 역점을 두는 곳은 바로 취약계층이다. 개천에서도 치열하게 몸부림만 치면 엘랑비탈에 이를 수 있는 게 목표다. 제주인재육성장학기금을 한라산 높이만큼 키우는 게 바람이다. 다행히 Jiles는 장학을 위한 공익법인으로서 제주를 대표하는 지정기부금 단체다. 최근 들어 싹트기 시작한 기부문화가 제주에서 먼저 꽃피기를 소망한다. 봄바람도 제주에서 시작해 꽃소식을 전국으로 실어 나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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