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이 방사성 원소, Sr-90으로 치환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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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전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자연의 선택은 절묘하고 정교하다. 자연이 그 용도에 적합한 물질을 결정할 때는 톱니바퀴 보다 더 정밀하다. 뼈와 이는 hydroxyapatite(Ca5(PO4)3(OH), 하이드록시아파타이트, 수산화인회석)의 결정과 섬유 단백질인 콜라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이 hydroxyapatite를 생물의 구조 재료로 선택한 것은 인산칼슘(Ca3(PO4)2)의 불용성과 칼슘이온이 갖는 고도의 효용성이다. 지각에 스트론튬이 칼슘만큼 존재했으면 자연은 칼슘 대신 스트론튬을 사용했을 것이다.

핵무기를 처음 시험할 때 위험은 국지적이고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1951년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대기 중 실험은 이러한 관점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핵붕괴 생성물 중의 하나인 방사성 동위원소, 스트론튬-90(Sr-90)은 예상대로 인체의 칼슘이온을 치환하였다. 여기서 90은 질량수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시기에 대기권에서 실시된 핵실험에서는 핵분열 산물로 Sr-90이 비교적 높은 수치로 생성되는 것이 발견되었다. 스트론튬은 칼슘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여 뼈에 축적되는 성질이 있고 몸에서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방사성 원소, 스트론튬에 노출되면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아의 치아는 Sr-90 준위를 측정하는 편리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자연적으로이갈이를 하기 때문에 아동기에 걸쳐 Sr-90 준위를 측정할 수 있게 해 준다. Sr-90의 천연 제공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St. Louis에서 유아의 치아에 대한 Sr-90을 측정하였는데, 이 준위는 핵무기의대기 중 시험이 중지된 1964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어린이는 뼈의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쉽게 Sr-90을 흡수하고, 이의 준위는 유아 백혈병 발명율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노벨과학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고, 평생을 방사능 연구에 바친 마리 퀴리는 자신이 발견한 방사성 물질에 과도한 노출로 골수암,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에 의해 이 세상을 떠났다. 물론 현재도 방사성 물질들이 지구를 고통으로 몰고가고 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 기념 연설에서 퀴리는 라듐은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가면 위험한 물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자연의 비밀을 캐는 것이 인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 비밀을 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인류는 성숙한가, 아니면 오히려 해로운 지식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가라고 표현했다.

중성자로 우라늄-235(U-235) 핵에 충격을 가하면, Sr-90, Ba-139, Cs-144 등으로 분열이 일어난다. Sr-90이 베타선을 방출하면 이트륨-90(Y-90)으로 붕괴가 일어난다. Y-90이 베타선을 방사하면 지르코늄-90(Zr-90)으로 변환된다.

이런 자연의 비밀을 아는 사람이 Sr-90이 방출하는 베타선을 제대로 활용하면 유익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어떤 선이 방사되면서 다른 원소가 탄생하는 핵반응의 묘미가 흥미롭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이 해로운 지식으로 둔갑하면 심각한 문제가 도래한다.

마그네슘, 칼슘, 스트론튬, 바륨, 라듐 등은 주기율표에서 같은 족에 속하는 알칼리 토금속이지만, 이들은 개성과 역할이 다르고 오묘하다. 퀴리가 발견한 원소 중에서 라듐도 다양한 능력을 발휘한다. 라듐의 딸핵은 라돈 기체이고, 라돈의 딸핵은 폴로늄 금속 고체이다. 이런 핵붕괴 계열을 거쳐 비방사성 생성물, -206(Pb-206)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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