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양속과 정신문화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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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국, 시인·교육학박사/논설위원

신록의 계절, 5월이 돌아오면 우리는 참다운 가정의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차원에서도 인간의 삶에 대한 바른 모습과 정신적 미덕을 기리는 행사를 많이 개최한다. 모범 청소년을 상찬하여 그들의 밝은 미래를 축복해 주고, 어버이의 은혜를 되새기는 효의 정신을 일깨워 주기도 하고, 또한 스승의 거룩한 정신을 생각하며 고마움에 보답하는 마음을 생각해 보는 그러한 계절이 바로 5, 가정의 달이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보니 온갖 기념일이 5월에 집중되어 있다. 1일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하여,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세계적십자의 날, 15일 스승의 날, 18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 또한 여기에 더해서 19일이 음력 48일로 부처님 오신 날이다. 코로나19로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이지만 이런 따뜻한 시간들이 있기에 그나마 어려운 시기도 무사히 지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본다. 나를 돌아보고,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며,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이렇게 뜻있는 행사들의 원천은 미풍양속의 전통과도 긴밀히 연관되어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통이 계승되어 우리의 생활 속에 정신문화의 한 부분으로 고스란히 녹아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군사부일체라 하여 부모와 스승과 나라 사랑의 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나, 형제에 대한 사랑과, 이웃끼리 협동 정신을 발휘하는 공동체 의식을 실천하는 일 등은 우리의 정신문화의 뿌리가 되었다. 이러한 전통은 가족·친족·지역공동체를 통해서 인간관계의 유대를 더욱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해 왔다.

우리 제주에도 예로부터 내려오는 독특한 미풍양속이 많다. 전통문화교육이라는 사회적 문화 콘텐츠로서, 옛것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통하여 조상의 지혜를 배우며 미래 세대들에게 정신문화의 굳건한 둥지가 되기 위한 노력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수눌음 정신은 과거 농사일이 바쁠 때 이웃끼리 서로 도와 일하던 풍습으로 우리에게 협동 정신을 가르쳐 준다. 신구간도 제주만이 지니는 독특한 문화로 이 기간에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신들이 임무 교대를 위해 모두 하늘로 올라간 기간이니 집중적으로 이사를 하고, 한해의 액운을 태워버린다는 뜻에서 유래된 제주의 들불축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전국적인 축제가 되었다. 이러한 미풍양속은 공동운명체로서 살아가는 협동 정신과, 절약 정신, 개척 정신을 실천하는 제주인의 상징적 정신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미풍양속이란 문자 그대로 아름답고 좋은 풍속을 의미하는데, 이는 어느 한정된 시기에 특정한 인물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일에 걸쳐서 형성되어 전해 내려 온 것으로, 여기에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져 있다. , 미풍양속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면서 생활 속에서 우리의 정신이 되고, 삶의 교훈이 되었으며, 우리가 본받아야 할 소중한 가치로 남아있는 것이다.

요즈음 국풍(國風)과 양풍(洋風)이 어지럽게 뒤엉켜 갈팡질팡하는 현실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소중한 정신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현실에 맞게 복원하여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기성세대들의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이제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사랑·봉사·희생만을 말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개인의 내면적 성찰과 혁신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바람직한 정신문화를 다시 세워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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