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입단 테스트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은 우완 투수 조진호(33)가 올 시즌 1군 경기 첫 등판에서 감격스러운 승리를 안았다.
조진호는 4일 대구구장에서 계속된 2008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았지만 볼넷 없이 안정된 내용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마침 타선이 0-0이던 6회 말 공격 때 선취점을 뽑고 7회 3점을 보태 4-2로 이기면서 그는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2003년 8월22일 롯데전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개인 통산 5승(5패)째를 신고했다.
박찬호(35.LA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 코리안 빅리거로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했던 조진호는 2003년 SK에 입단했으나 4승5패, 평균자책점 5.20에 그친 뒤 병역 비리에 연루돼 방출됐다.
야구에 대한 열정을 지닌 채 재기를 준비하던 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던 2006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를 수술했고 재활을 거쳐 지난해 삼성에서 부활의 기회를 잡았다.
계약금 없이 연봉 5천만원에 사자 군단의 일원이 된 그는 2군에서 4경기에 등판,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좋지 않았지만 3일부터 시작된 죽음의 9연전을 앞두고 선발 요원 보강차 선동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운 좋게 1군 무대에 섰고 승리까지 챙겼다.
전날 22안타를 폭발시킨 두산은 이날도 15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리며 LG를 8-3으로 꺾고 4월3일 이후 한 달 여 만에 승률 5할(14승14패)에 복귀함과 동시에 4위로 도약했다.
광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롯데전은 비로 취소돼 추후 일정으로 편성된다.
●대구(삼성 4-2 한화)
조진호의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그는 이날 최고 시속 144㎞짜리 직구를 주로 던지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곁들여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6회까지 던진 공은 80개에 불과했다.
5회까지 매회 출루하고도 득점과 인연이 없던 삼성은 6회 말 선두 제이콥 크루즈의 볼넷으로 기회를 잡은 뒤 박석민이 2루를 맞고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행운의 안타를 때려 무사 1,3루 찬스로 연결했다.
이어 양준혁의 2루 병살타 때 크루즈가 득점, 1-0으로 앞섰다.
7회에는 최형우가 우월 솔로 아치를 그린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박석민이 좌중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4-0으로 달아났다.
한화는 8회 김민재가 좌월 투런포로 추격의 불을 댕겼지만 1사 1,2루에서 올라온 삼성 마무리 오승환에게 김태완이 포수 파울 플라이, 2사 만루에서는 이도형이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무릎을 꿇었다.
●잠실(두산 8-3 LG)
전날 대폭발했던 두산 방망이가 초반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1회 고영민의 좌중간 2루타로 1-0으로 앞선 두산은 3회 김재호의 좌월 3루타, 이종욱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달아난 뒤 2사 만루에서 안경현의 몸 맞는 볼로 한 점을 추가, 3-0으로 달아났다.
3-2로 쫓긴 4회에도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이종욱의 1타점 우전 적시타와 고영민의 2타점 중전 안타로 3점을 보태며 멀찌감치 도망갔다.
9회에는 2사 만루에서 김재호가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는 등 두산은 이틀 연속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매서운 공격을 펼쳤다. 이종욱이 5타수3안타 2타점, 고영민이 4타수2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LG는 3회 최동수의 좌월 투런포와 6회 손인호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추격했지만 투타 모두 힘에서 달려 19패(12승)째를 당했다.(서울=연합뉴스) 장현구 노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