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절벽 붕괴 “네 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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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본부 “주변 절벽은 우리 담당 아니”
서귀포시 “문화재로 등록...유산본부가 관리”
최근 붕괴가 발생한 송악산 해안절벽의 모습.
최근 붕괴가 발생한 송악산 해안절벽의 모습.

송악산 해안절벽의 붕괴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서귀포시는 관리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송악산 해안절벽은 빼어난 풍경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동굴진지가 남아있어 자연·역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모래층과 화산쇄설물(송이)로 이뤄져 지반이 약한 해안절벽은 침식작용 등으로 인해 2013년 처음으로 붕괴되면서 일부 동굴진지와 상부 산책로, 난간 등이 무너졌다.

이에 제주도는 송악산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올해 3월 해안절벽이 무너지면서 또 다시 동굴진지 한 곳의 입구를 막아버렸고, 이달 초에는 해안절벽 진입로 옆 절벽이 크게 무너지는 등 해안절벽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전체 동굴진지 15개 중 5개가 무너지거나 입구가 막힌 상태다.

실제 13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절벽 한쪽이 움푹 파여 있고, 해안가에는 부서진 바위들이 쌓여 있는 등 붕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최근 들어 붕괴가 더욱 자주 발생하는 것 같다. 절벽 아래로 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도록 막았지만 혹시나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세계자연유산본부와 서귀포시는 서로에게 관리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세계자연유산본부 관계자는 “동굴진지 외 주변 절벽 등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아 우리가 관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서귀포시측은 “동굴진지가 있는 송악산 절벽지역 일대가 문화재로 등록돼 있어 세계자연유산본부에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서귀포시 관계자는 “2019년과 지난해 제주도와 문화재청 등이 합동 점검을 벌인 후 절벽의 붕괴는 자연현상으로 붕괴된 토사를 제거할 경우 파도 접촉 면적이 늘어나 붕괴가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관람객 출입을 제한하고 안전시설을 보강하는 등의 조치만 취하기로 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자연유산본부가 내년 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송악산 관리와 보전방안에 대한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용역 결과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사업이 추진될 때까지 해안절벽은 별다른 조치 없이 장기간 방치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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