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취임 100일> ③분야별 점검-경제
<이대통령 취임 100일> ③분야별 점검-경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시련의 MB노믹스..유가폭탄에 경제 먹구름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의 기장 큰 갈망은 '경제살리기'였고 이 후보는 이른바 MB노믹스라는 이름으로 야심차게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섰으나 시작부터 시련이다.

국제유가 폭등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촉발된 미국의 경기침체, 조류인플루엔자(AI), 미국 쇠고기 파동 등이 우리 경제에 그늘을 드리우면서 새정부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747(연간 7% 성장, 4만 달러 소득 달성, 세계 7대 강국 진입) 달성이 사실상 힘겨워졌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의욕적으로 계획했던 한반도 대운하는 여론의 반발에 밀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물가 급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고단해지고 있다.

◇ 유가폭탄에 경제 먹구름
새정부는 경기가 하강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출범했다. 특히 배럴당 130달러 안팎을 넘나들고 있는 국제유가와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가 겹치면서 경제운용이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747'공약에서 후퇴해 올해 목표를 성장률 6% 내외, 일자리 35만개로 설정했지만 달성은 이미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은 대부분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4%대로 잡고 있고, 신규 일자리는 올들어 월평균 20만개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책적인 원화값 절하와 수출단가 상승 여파로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와 소비 등 내수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살인적인 국제유가는 국내 기름값은 물론이고 여타 원자재 가격과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성장동력을 갉아먹고 있다.

정부는 답답한 경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국회비준에 총력을 쏟았으나 미국 쇠고기 수입을 위한 위생조건 협상이 광우병 논란, 굴욕협상 논란으로 비화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아 17대 국회에서의 처리가 무산됐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시도했지만 여당의 반대에 직면해 있고, 대운하 역시 여론의 반발로 추진이 막혀 있다.

◇ 비즈니스 프렌들리 '올인'
새정부는 '전봇대'로 상징되는 각종 기업규제 완화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업인들의 공항귀빈실 이용허용, 기업인과 청와대와의 핫라인 개설 등 구체적인 조치들과 아울러 산업계 곳곳에 뿌리박혀 있는 규제들을 뽑아내려는 노력이 가속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인들은 규제완화를 위한 노력들 중 많은 부분이 아직까지 입법화, 제도화되지 않아 아쉬워하며 관련법안들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전무는 "새 정부는 서비스산업, 토지이용, 대기업 관련 등 기업투자에 장애가 되는 핵심규제에 대해 일찍부터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며 "그런 내용이 입법화되면 기업투자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새 정부 들어 추진하고 있는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아직 제도화되지 못한 것은 무엇보다 국회 교체기를 맞아 법안 심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당이 다수당인 18대 국회가 출범하면 정부의 '전봇대 뽑기'는 급류를 탈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와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국내 경기 하강을 막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절실하고 이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투자의 걸림돌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 서민경제 살펴야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꾸준히 3% 안팎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새정부 들어 계속 올라 지난 4월엔 4.1%를 기록하며 3년 8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고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5.1%(4월) 뛰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서민 생필품 52개를 선정해 가격 관리에 애를 쓰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진 못하고 있다. 재료값 상승으로 업계 부담이 가중돼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민 경제의 고충은 경제 지표보다는 피부로 더 실감할 수 있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경유의 전국 평균가격이 사상 처음 휘발유를 앞질렀다.

하루벌이 화물차.용달차 등 생계형 운전자들은 기름값도 빠지지 않아 장사를 포기했고, 어민들도 출어를 하면 오히려 손해라며 고기잡이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농민들은 사료값, 농기계 연료값 인상으로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다며 시름에 잠겨있다.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광우병 논란 등으로 문을 닫는 식당들이 속출하고 있고 기름값 때문에 오토바이를 운행할 수 없어 배달을 하지 않는 음식점들도 생겨나고 있다. 고유가와 곡물가격 급등이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상황이 빡빡해지면서 올 봄 대학을 졸업했거나 내년 봄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유래없는 취업난에 허덕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가 쇠고기 논란 등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민생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생이야말로 정부의 존립 근거이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