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누구를 위한 전시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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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9 총선에서 재선 고지에 오른 김우남 국회의원(통합민주당·제주시을)은 17대 초선 4년과 이전 6년간 도의원을 역임하면서 남다른 성실성을 겸비한 ‘학구파 의원’으로 호평받고 있다.

‘법안처리율 1위 의원’과 ‘국정감사 우수의원’ 등으로 선정된 부분은 이런 평가를 뒷받침해준다. 김 의원의 재선 배경을 놓고 지역구 유권자들이 “그의 성실성을 좋게 봐준 덕택”이라는 촌평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 그가 뜬금없이 4·5일 이틀간 18대 국회 개원 후 첫 전시회를 국회로비에서 열었다. 이 행사는 한국마사회 공동 주최로 ‘100년을 달려온 한국의 경마’를 주제로 한 사진 등의 전시회였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공기업 민영화 등 산적한 지역 현안에 대한 중앙 지원이 절실한 데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혼란한 시점에서 ‘뜬구름 없는 식’의 전시회라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김 의원 측은 “사행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품격높은 말 문화창조와 마필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시회 개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씁쓸하게도 현 상황과 일년전 한미 FTA 타결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감귤산업의 실태조사를 한다며 김 의원을 포함한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제주를 찾은 지난해 4월 당시와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농림해양수산위 의원들은 감귤농가 방문 직후 피감기관인 한국마사회의 경주마육성목장을 찾아 40억원짜리 경주마가 짝짓기하는 모습을 관람해 구설수에 올랐다.

물론 이번 전시회는 문제가 될 게 없다. 하지만 현재 시국과 지난해 사건과 연계해볼때 자칫 ‘말(馬)로써 말(言)이 많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혹시 이를 놓고 도민 가운데 이런 질문도 나오지 않을까. “의원님, 누구를 위한 전시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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