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도, 그 화려함과 초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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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도민의 저력, 초일류 국제자유도시 완성…명실상부한 특별자치도, 특별한 제주도…’

1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2주년 및 세계자연유산등재 1주년' 경축 기념식장.

행사장 정면에 내걸린 대형 플랜카드를 배경으로 홍보 영상물, 대통령 서면연설 낭독, 각계각층 인사의 축하 영상메시지, 경축사·축사 등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를 압도한 화두는 단연 ‘특별함’이었다.

더 이상의 현란한 미사여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함’을 내세운 문구들은 화려했다. 하지만 특별자치도 산고 과정과 출범, 그후 2년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는 기자로서는 아쉬움을 떠나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생일날’인데 눈감고 넘어갈 수도 있으련만, 이날 확인된 2가지 광경은 특별자치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포인트라는 점에서 눈 딱감고 문제를 제기해본다.

먼저 ‘특별한 생일날’에 직접 와서 축하해줄 중앙 인사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과연 특별자치도가 ‘정부 차원에서 천명한 국가전략’이 맞는지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 아무리 정권이 바뀌고 혼란한 시국이라도 장·차관급은 아니더라도 축하 전령을 보내주는 게 정부의 도리가 아닐까.

이런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만든 또다른 광경은 “식후 행사로 축하공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갔다”며 사진기자가 텅 빈 공연장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참석자 대부분이 공무원들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했었지만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대세였다.

이 두가지 광경이 ‘화려한 특별함’과 무관하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어느 쪽에서도 애정을 갖도록 만들지 못하는 ‘특별도’는 결코 ‘특별스럽지 않고 초라하다’는 점을 꼭 한번만이라도 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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